매미6

※ 매미와 챗GPT, 시련의 콜라보레이션 _제6장

by 중성녀의 가난시대

[제6장]


밤이 왔다. 하지만 어둠은 오지 않는다. 처음으로 태양이 사라진 뒤의 세상을 마주했다. 나무에서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밝았다. 그 빛은 따뜻하지 않았고 바람을 실어 나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놀랍도록 강렬했다. 저 빛을 향해 날아가는 수많은 벌레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날개를 퍼덕이며 전등을 향해 돌진하는 나방, 작은 곤충 무리들, 심지어는 내 옆에 있던 또 다른 매미마저 그 빛에 이끌려 움직였다. 그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날개를 떨며 그곳으로 모여들었다. 그중 어떤 이들은 빛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고 그 순간 얇은 막 같은 날개가 타기 시작했다.


“타닥”


살갗이 타는 소리가 아니라 얇은 날개가 오그라들고 부서지는 소리였다. 그들은 울음도 저항도 없이 조용히 사라졌다.


그때였다. 내 곁에 내려앉은 존재.

불나방이었다.


몸은 희고 작았다. 먼지를 덮은 듯한 비늘이 깃들었고 어떤 각도에서든 그의 날개는 은은히 빛났다. 그러나 눈은 깊고 공허했으며 아름다움보다 절망을 품고 있었다.


“예쁘지 않아?”


그가 자신의 날개를 펼치며 물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야, 이 날개는 낮에 죽어있어. 진짜 태양 아래에서는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아. 먼지처럼 보일 뿐이지.”


조심스레 불나방에게 물었다.


“너도 밤의 태양을 향해 가는 거니?”


그는 슬프게 웃었다.


“저 빛은 나를 보고 있어. 적어도 그렇게 믿을 수 있으니깐. 밤에는 내가 가장 빛날 수 있거든.”


불나방은 내가 아닌 나무 아래 전등을 향해 시선을 두고 있었다.


“넌 울기 위해 태어났지? 나는 아름답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고 싶어. 예쁘지 못한 생이라면 적어도 타오르며 끝나는 게 찬란한 삶이 아닐까?”


이상하게도 차분했다. 죽음을 향한 고요한 예찬처럼 기괴할 만큼 침착했고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슬픔보다 오래된 절망 같았다.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않아, 낮에 투명하고 밤에도 흔해. 하지만 불빛 아래서 타버리는 그 찰나만큼은 그 순간만큼은, 내가 이 세상에 있었다는 증거가 돼.”


불나방의 말을 끝까지 들을 수 없었다. 그의 등에서 작은 진동이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명이라기보다 유서처럼 느껴졌다.


“너는 울어, 그게 너야. 나는 타오를 거야, 그게 나니깐.”


그는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고독도 공허함도 있었지만 어떠한 환희도 어렴풋이 섞여 있었다.


“매미야, 나를 기억해 줄래? 불나방이 아닌 예쁜 나비로 말이야.”


나의 대답도 듣기도 전에 그는 날아올랐다. 어느 때보다 날개는 빛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밤의 태양을 향해 곧장 나아갔다.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았다. 불나방은 우아한 날개를 크게 펼치며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파직”


짧은 섬광과 잔인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뒤, 불빛 아래로 가늘게 부서진 가루가 흩날렸다. 비늘도, 날개도, 몸도. 전부 잿더미가 되어 밤의 바람에 섞였다. 오래도록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는 정말 빛났을까? 마지막 궤적, 불빛을 향해 비틀거리며 날아오른 한 생명은 정말 그 짧은 순간 세상의 중심이 되었던 걸까. 그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그 궤적은 내 마음 어딘가에 오래도록 타올랐다. 그 빛이 진짜가 아니어도 아름다움을 향한 진심만큼은 진짜였기에, 나는 고개를 떨구지 못했다.


불나방의 죽음은 본능적인 삶이었을지도...


이 밤은 조용했지만 죽음만이 자욱했다. 전등 아래 모인 작은 생명들이 하나 둘 타오르며 사라졌고 빛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계속해서 불을 켠 채 서있었다. 밤의 태양은 생명을 기억하지 않았다. 눈부시지만 냉정한 거대한 세상. 그 아래에서 울음은 사라졌고 욕망은 타버렸으며 남은 건 침묵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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