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은 위에서 끌어주지 않고, 옆에서 걸어준다.
우리는 매일 사람을 만나고 소통합니다.
친구, 동료, 후배, 상사, 가게 점원, 택배 기사님…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고, 말을 건넵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웃으며 인사하면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심하게 지나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니까’
‘그 사람은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니까’
알게 모르게 내 머릿속에는 등급표 같은 게 붙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가끔 사람들이 누군가를 대하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매우 공손하게 인사하고 말을 하는 반면에
누군가에게는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그 사람의 인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더군요.
품격은 ‘잘 보이기 위한 예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누가 보고 있지 않아도 지켜지는 태도,
그게 진짜 그사람의 품격입니다.
한번은 타학교 학부생 한 명이 연락이 와서 진로상담과 실험실을 견학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날 저는 꽤 바빴지만, 자리를 마련해 직접 설명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저는 방문일정에 맞춰 버스터미널까지 마중을 나갔고
찾아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일을 하고 싶습니까 라고 질문을 했고
학생의 비젼을 듣고
제가 잘 교육해줄 수 있고, 학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지해주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학생이 하고자 하는 연구와
진로를 위해 고민하고 지원해주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그 학생은 나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수님은 학생의 스펙이나 학점등 어떻게 연구실에 도움이 될까를 판단하는게 아니라
학생의 진로와 꿈에 대해서 진심으로 들어주시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여기로 진학하기로 결심했어요.”라고
고백했던게 기억이 납니다.
결국 이 학생은 훌륭하게 대학원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저와 같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어 있습니다.
뭔가 생각하고 한일은 아니지만,
그 짧은 하루의 태도가 한 사람의 인생 방향을 바꾼 셈이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지금의 모습만 보고 평가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족하고 서툴더라도,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먼저 떠올리는 것.
사람을 키운다는 건 다그침이 아니라 기다림이고,
조언이 아니라 믿음입니다.
같은 높이에서 바라본다는 건
*“넌 충분히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담은 시선이기도 합니다.
저는 요즘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보다 ‘함께 걷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답을 쥐고 있는 사람처럼 굴기보다,
같이 고민하고 물어보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이건 이렇게 해야 해”보다는
“넌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던지는 어른.
그런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은 존재입니다.
단지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거나, 말이 서툴다고 해서
그 존엄의 무게가 가벼워지지는 않습니다.
진짜 어른은 높은 자리에 올라서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는 이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같은 높이에서
조용히, 오래 함께 걸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나의 ‘눈높이’는 몇 cm쯤일까?
아직도 품격있는 어른이 되기에는 부족하지만
배려와 절제등 노력한다면 좀더 품격있는 어른으로
늙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