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장례식

by 머꼬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집안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뜬금없이 언니의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이지? 언니한테 무슨 일 있나?'

막연한 불안감을 감추며 전화를 받았다. 언니의 가족은 애써 울음을 삼키며 언니가 더 이상 세상에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응? 내가 뭘 들은 거지?'

너무 갑작스러워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느낌. 슬프다는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눈물이 터져 나왔다. 왜 우는지도 모른 채 나는 오열하고 있었다.


기가 막혔다. 언니가... 죽었다.


언니의 죽음은 한동안 뉴스에 나왔다. 사람들이 모이면 종종 그 뉴스 봤냐며 언니의 이야기를 했다.


알고 싶지 않았던 수많은 정보들이 흘러나왔다. 언니의 기사는 볼 수도, 안 볼 수도 없었다. 안 보면 언니를 외면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고, 보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들에 마음이 무너졌다. 처음으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뉴스가 폭력적일 수 있구나... 생각했다.


언니의 말도 안 되는 죽음 앞에 내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애도해줬으면 싶다가도 그 누구도 언니의 이야기를 몰랐으면 했다. 언니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는 게 싫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자꾸만 미안했다. 힘든 마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지만 이야기 꺼내는 것 자체가 언니를 가십거리로 만드는 것 같아 쉬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며칠뒤, 언니의 장례식이 있었다. 쓸쓸한 장례식이었다. 참석한 사람은 언니의 가족과 내가 전부였다. 가족들도, 나도... 언니의 지인에게 죽음을 알릴 수 없었다.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걱정할 텐데... 생각이 들었지만 차마... 차마 소식을 전할 수 없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무뎌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상실감과 슬픔은 시간 속에 점점 옅어졌다. 일상 속에서 언니가 떠오를 때 이젠 눈물짓는 대신 추억하는 일이 많아졌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잊힌 듯하고 나도 이젠 일상을 되찾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아직도 주변 사람들에게 불쑥 언니가 떠오를 때 그립다고,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없다. 누군가와 함께 언니를 추억하고 싶지만 밖으로 꺼내어지지 않는다.


왜 할 수 없는 걸까. 이제는 목 끝까지 차오른 답답한 마음을 일기처럼 풀어내본다. 새삼스레 참 언니가 그리운 날이다.


언니는... 빛나는 사람이었어요. 나한테는 더없이 든든한 나무 같은 사람이기도 했고요, 보듬어 주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어요. 나를 참 많이 아껴줬던 사람.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 고마웠어요, 언니. 오래오래 기억할게요.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을게요. 언니가 평안하길.. 온 마음으로 바라요. 보고 싶고, 그립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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