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하트

아이들의 선물

by 머꼬

우리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같이 했다. 갈아입은 옷을 빨래통에 스스로 넣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6살이 됐을 때부턴 수건, 양말 같은 빨래 개기를 함께 했다. 물론 아이들의 솜씨는 서툴렀고 심지어 가르쳐준대로 개지도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프리스타일도 좋지 뭐. 개성 넘치는 모양 그대로 서랍에 정리해 주었고 자기가 갠 그대로 꺼내서 입었다. 시간이 흐르니 점점 아이들 빨래 개는 실력이 좋아졌다. 역시, 경력이 중요한 거였어.

첫째 아들이 아홉 살이던 어느 날,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저는 가끔 하는데도 이렇게 하기 싫은데... 엄마는 어떻게 맨날 해요? 매일 돌봐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예쁜 말을 할 수 있지? 나는 어릴 때 저런 생각 못했었는데... 누굴 닮아 이렇게 감동스러운 거야... 기특하고 감사한 마음에 코 끝이 찡했다. 이렇게 예쁜 마음을 표현해 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며 아이를 품에 꼭 안았다. 기분 좋은 따스함. 체온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또 한 번 감사하다.


며칠 뒤, 내가 저녁밥 먹은 설거지 하는 동안 아이들은 빨래를 개고 있었다.

'얼른 하고 가서 아이들 빨래 개는 거 같이 해야지!' 부지런히 움직여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에게 가보니 바닥에 양말 하트가 보인다. 개어진 양말, 속옷을 이어서 아이들이 하트 모양을 만들었단다.

"짜잔~ 엄마! 하트 뿅!"

생각지도 못한 하트에 우습게도 눈물이 핑 돌았다.

"우와~ 이거 뭐야~? 이렇게 멋진 하트 처음 봤어! 너무 고마워!! 엄마 너무 감동받았어! 우리 아들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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