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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할인, 먼지가 되어, 팜뮤트(Palm Muting)

기타 여행_0001

by WaPhilos

상가 2층 교회 예배당과 같은 기타 교습소 앞 초급반 수업이 끝나고 이어지는 상급반 수업을 듣기 위해서 몇 분 일찍 수업생들이 나무 벤치에 서너 명이 앉아 있고, 몇 명을 옆에 서 있다. 습하고 끈적한 더운 날씨로 몇 분만 서 있더라도 몸이 땀으로 젖기 때문에 되도록 수업이 시작할 때에 맞추어 오는 것이 낫다.


핑거스타일 상급반으로 약 1개월 2~3개 곡의 핑거스타일 곡 연습과 싱어롱 곡의 연습곡 위주의 수업이 또 진행될 것이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뭔가 그룹 수업으로 인한 부진한 수업진도가 불만스럽게 느껴진다. 일주일 하루 1시간 수업, 수업비는 12,500원이다.


약 1년 6개월의 휴직으로 아끼는 생활비를 생각하며, 수업비의 본전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일까? 예술은 예술이고 생존은 생존이다. 생존을 위해 예술을 부여잡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이다.


“핑거 연습을 C코드로 연습하고 끝나면 가운데 2번 손가락을 베이스로 잡고 다시 연습 한 번씩 할게요.”


핑거연습으로 시작된 수업... 그리고 이어지는 ‘아리랑’ 핑거스타일 연습 약 10분, ‘로망스’ 핑거스타일 연습 약 15분을 지나고 나니 10여분의 시간이 남고 싱어롱으로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연주한다.

곡을 완전히 익혀 코드나 연주를 기타리스트처럼 하지는 않지만 느린 단체 그룹 수업진도에 일 년에 몇 곡의 핑거스타일 곡을 아주 잘 연주한다 하더라고 그게 무슨 소용일까? 내가 바라는 건 음악을 배워 악보를 읽고 좋아하는 곡들을 스타일에 맞게 연주 및 변주를 하고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해야 할 텐데... 스스로 연습하고 익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업이 도움이 되지만 그 시간과 개인적으로 찾아보고 연습하는 시간이 훨씬 더 나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왜냐하면 기타 교습소 단체 통기타 수업은 여럿의 진도에 맞추어 진행되기 때문이다. 통기타 안스교실과 곧 작별을 할 시간이 다가온다.


반면에 문화센터 포크기타 수업 또한 단체 수업이긴 하지만, 수업생들의 실력이 천차만별이고 이제 기타를 처음 잡는 초보부터 2~3년 꾸준히 수업을 듣고 있는 중급 실력의 수업생까지 이루어져 있는 한스 포크교실은 그나마 개인레슨이라는 수업진행을 취지로 운영이 되고 있으니 그나마 개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수업이다. 단 개인적으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배우는 것도 개인의 노력과 열정에 비례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문화센터 수업은 하루 1만 원도 안되고 기존회원은 10% 할인까지 해 준다.


“안녕하세요~ 너무 덥죠?”


푸들 한 선생의 포크 기타 수업이 시작된다.

지난주에도 각 한 명씩 연습하는 곡들을 봐주었었다. 수업생이 매주 7명 정도 되는데 한 사람에 10분씩만 봐줘도 50분 수업이 모자란다.


“지난주에 기타 많이 치셨죠? 물어볼 것 하나씩 가져오셨죠?”


한 선생이 제일 어린 중학생부터 여반장까지 한 명씩 물어본다. 일부는 여행으로 기타를 거의 못 쳤고, 일부는 연습을 많이 못해서 아는 코드까지 잊어버렸다고 한다. 나는 새로운 곡을 연습 중으로 코드 연결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나에게는 대답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 황금 같은 수업시간에... 매주 연습을 하시고 물어보실 것 가지고 오셔야 돼요?? 그럼 오늘은 단체로 곡하나 또 해 볼까요?”


“먼지가 되어, 다시 한번 해주세요.”


‘먼지가 되어’라는 곡은 예전 안 선생 수업에 배웠던 곡으로 다시 한 선생에게 개인적으로 연습곡으로 물어봐서 연습했던 곡이다. 왠지 배웠던 곡을 일부 수업생의 기호로 단체로 다시 배워야 하니 손해 보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아직 연습이 필요했던 곡으로 다시 한번 집중하기로 한다.


‘먼지가 되어’라는 곡은 이미키 여자가수의 곡으로 젋음의 행진 MC를 봤던 여자라고 한다. 소방차 그룹과 짝꿍들? 이라나 뭐라나 있었다고 하는데 원 그 이야기에는 집중을 해 드릴 수가 없다. 다행히 곡은 김광석 가수의 버전으로 연습을 하는데, 1박자를 16분 음표 4개로 쪼개어 철저히 박자를 나누어 기타 스트로크와 연속코드 Am, Am/G, Am/F#의 분수코드까지 쉽게 다시 배웠다. 알고 있던 부분이지만 더 완벽하게 연습하기 위해서 집중하여 계속 연주해 보았다.


단 너무 열심히 하여 주변에 아직 코드도 제대로 잡아 소리가 나지 않는 몇 명을 기죽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잠시 하지만 사실 그들의 연습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소리를 작게 내어주면 그만이다.

왠지 이번 주의 안스 한스 기타 수업은 그냥 날로 보내는 느낌이랄까? 스스로 기타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뒤늦은 생각으로 돌아오지만 말이다. 이제 분명히 더 철저히 즐겨야 하는데 말이다.


“아 그리고 Am의 각 베이스음을 누를 때는 팜뮤트를 해 주어야지 원곡의 느낌대로 베이스음 소리가 나지요. 기타 saddle에 손바닥을 살짝 올려놓고서 베이스를 피크로 쳐 주면 되는데요. 연습해 보세요.”


“선생님? 베이스음을 피크로 치고서 바로 saddle을 잡고 뮤트 시켜주는 건 가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saddle에 올려놓고서 뮤트가 된 상태에서 스냅으로 기타 베이스음과 코드를 이어서 쳐 주면 되는 거예요.”


아. 손바닥을 닿아서 뮤트를 시켜 주는 거는 알겠는데, 기타 줄 끝 saddle에 손바닥 팜을 닿아서 뮤트 된 상태로 기타 줄을 연주해야 되는 거라니.. 소리가 나고 그다음 뮤트를 해 주는 연주곡을 몇 번 보았지만 팜뮤트는 처음이다. 아마도 찰나의 차이는 있지만 saddle부분에 손바닥을 닿아 소리를 뮤트해 주면 될 것이다. 커팅(cutting)과는 다르게 소리를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뮤트 하여 베이스 부분을 울리게 하는 것이다.


팜뮤트... 이번 주는 너로 연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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