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022.11.29일 기록)
얘가 잘 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수도꼭지라고. 나도 많이 봐왔다. 어릴때부터 경기에서 지면 얘 많이 울었지. 그땐 아직 올라야 할 산도 높았었고, 사실 얜 내 중.고등학교 후배로 한국에서 겨우 고딩 1년때 나갔어. 모든걸 팽개치고 날아간 기댈곳 없는 먼 나라에선 지 몸뚱아리 하나 외엔 믿을것도 없었고 매일 칼날위에 선 듯한 치열한 경쟁 속에 살면서 앞날에 대한 불안도 어마어마했을테고 그땐 머 그닥 벌어놓은 돈도 없었겠지. 그러니 어릴때 경기에서 지면 열받고 또 가끔 당해야 하는 차별에 억울해서 참아보려 해도 울음이 터져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아니었겠나.
근데 세월이 흘러 세계에서 젤 아름다운 골 넣은 선수에게 주는 상도 받았고 세상 젤 어렵다는 영국리그에서 득점왕도 했고 수백억 부동산에 수십억 자동차에 얼마일지도 모를 돈 벌어들이고 있는 세상 다가진 축구 영웅이 된 지금에도 얘는 경기에서 지면 남들 다 지켜보는데 운동장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운다. 얘가 아직도 돈이 없고 명예가 부족해서, 그래서 그걸 더 가져야겠기에 못 이긴게 안타까워 우는 거겠나. 모든걸 다 가진 지금에도 얘 마음 속엔 아직도 시뻘겋게 타오르는 간절함이 절절히 남아 있는거다.
가끔 우리는 선후관계를 착각한다. 닭이냐 달걀이냐.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을 쫓아서 공을 부지런히 차고 다닌 게 아니라 한게임 한게임 모든 경기가 간절했기에 성공이 따라 붙은거다. 얘 이제 30이라 막말하기도 머한 후배 아인데 아직도 세상 앞에서 너무 펑펑 많이 울어 지켜보는 내가 다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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