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엔 한국주식 사면 사람들이 바보라 했다.
(2025.5.18일 기록. 1년도 안돼 한국증시가 이렇게 뜨거워질지 전혀 몰랐던 때에.)
#한국주식시장 #미국주식시장
십몇년전 쯤이었을까. 한 인터넷 유통 회사의 cto로 일하던 젊은애가 다국적 상거래 기업에 지분을 다 넘기면서 (정확친 않지만) 당시 돈으로 200억원 정도를 현금화했다. 나보다 4살 어렸던 놈은 남해 큰 섬 출신이었는데 그리 갑자기 돈이 생기니 약 15억원을 들여 본가 인근의 땅을 샀고 또 대충 100억원 정도를 털어 당시 막 상장된 2곳의 코스닥 바이오사 주식을 사들였다. 불행이라면 그 바이오 회사의 주가가 놈이 사자 마자 바로 70% 정도 수직낙하해 버렸다는 거였고 다행인 건 고향집 앞에 사들였던 땅 앞으로 도로가 나 시세가 3배 정도 올랐다는 거였다. 가끔 카톡하다 어디냐 물으면 오늘은 카리브해 어느 해변에서 다이빙 준비 중이라고 했다가 다음엔 남미 어느 지역의 오지 숙소라고 했다가 중구난방이었다. 속쓰림을 벗어나기 위한 놈의 방편 같은 거였다. 나중엔 주요주주로서 회사 경영진들과 다툼을 벌이기도 해 그 쓰레기 같은 주식들 그냥 다 팔아 버리고 s전자 같은 우량주식으로 갈아 타자는 제도권 주식업자들 오지랖도 넘쳐 났었다. 어쨌든 수년간 70%손실 상태를 유지하던 그 바이오사 주식들은 그 뒤 10배가 넘게 올라 녀석이 투자헸던 100억원은 최소 300억원(그 이상)이 되었다. 거의 5,6여년에 걸쳐 일어난 일이다.
10년쯤 전에 한 코스닥기업이 업종을 변경하며 그 방향에 맞는 비상장회사들을 매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시작했다. 그 첫 딜을 내가 맡아했는데 거래가 잘 마무리되어 mna 공시가 나갔음에도 얄궂게 그 상장 모회사의 주가는 되려 떨어지기까지 했다. 어설픈 주가 움직임에 일을 주도했던 내가 뻘쭘해졌다. 정보가 공개돼 내 내부자 지위가 면탈되고 1주일이 더 지난 후부터 그 회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조금씩 사들여 (지분공시가 필요한) 5% 지분을 넘어서기 직전에 매수를 멈췄다. 당시 오랜기간 금융바닥을 전전하던 내 고딩동창 애가 나를 따라 그 주식을 샀었는데 두어달간 떨어지고 횡보하기만 하는 주가에 낙심하다 드디어 조금씩 회복된 가격이 본인의 취득가를 넘어서 약 10%의 평가이익을 내주자 바로 시장에 지가 가진 주식 전량을 내던졌다. 놈이 매도한 후 그 회사 주가는 9배가 올랐다. 이익을 내고 팔아 감독원에서 전화는 한번 받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그 종목은 아무 소리없이 조용히 잘 넘어갔다.
최근엔 지구가 한 시장으로 얽혀 있어 미국 증시가 떨어지면 한국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있고 미국 증시가 그나마 좀 버터내도 한국증시는 또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때 한국 주식시장이 숨가쁜 상향 곡선에 올라타 있었을때 온갖 이벤트들 영향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미국 증시가 별 볼일 없던 때가 있었다. 당시 말좀 한다는 금융바닥 주변 업자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무한정 찍어대던 미국을 걱정하는 걸로 자기의 전문지식을 뽐내는건 흔한 일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은 모바일을 수단으로 한 인터넷 정보 혁명을 준비해 (어쩌면 뭉터기로 뿌려댄 달러의 힘이었을지도) 드디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가 뻔히 보고 있듯 세상이 완전히 뒤바뀐지 이미 오래다. 아직 한국 증시에 머무느냐는 비웃음은 초딩학생과 전업주부와 속세와 절연한 종교인들 입에서도 터져나온다. 어제도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pbr 0.2도 안되는 한국 주식을 드디어 팔아치우고 per 50배에 이르는(pbr도 거의 그에 못지 않은) 명망이 자자한 미국의 유력주식으로 옮겨 탔다며 앞으로 돈벌 생각에 너무 안심이 된다는 개인투자자의 댓글을 봤다. 지금까지 오른거 팔고 내린거 사야 한다고 착각하며 살아온 나는 그이에게 따로 가르침이라도 받아야 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운좋았던 과거의 경험들과 다소 달라진 최근 현황들의 대비가 할일없이 빈둥거리고 놀고 있는듯 보이는 짤짤이꾼(4년여 대학 선배가 항상 날 그리 부름)의 고충을 말해준다. 물론 그럼에도 감사한 마음을 버릴 순 없다. 오래전 기억을 되돌려 보면 아무것도 없던 내가 금융투자를 시작해보겠다고 은행 잔고에서 처음으로 꺼내왔던 건 정말 어마어마하게 작은 푼돈이었다. 더욱 다행인 건 항상 날릴지 모른다는 각오로 투자해 온 서너개 비상장기업들의 실적도 지속 성장 중이란 소식이 들려와서다. 어쨌든 지난 금요일도 미국 증시는 폭락했다. 월요일 역시 어쩌면 후덜덜할지 모르겠으나 오르는 게 계속 오르지 못하듯 떨어지는 게 끝까지 떨어지지도 않는다는 게 이바닥 이치 같은 거다.
#국장 #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