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직업군인

계엄령 떨어졌던 날 니가 생각나더라.

by duke j

#계엄군

고딩 때 농구 잘하고 잘 놀고 여자애들 잘 후리고 다니던 잘 생긴 날라리 아이가 있었다. 아예 운동장에서 살아서 얼굴이나 몸이 새까맸다. 그놈이 이과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유약했던 나와 아주 친하진 않았다. 대학에 들어가 어리버리 살다 겨우 취직시험에 합격해 숫자일 하고 있던 어느때 쯤 대학가 술집에서 우연히 그놈과 마주쳤다. 쌀쌀한 밤이었는데 그 미친놈은 반팔티에 까만 썬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목에 걸린 군번줄을 보고 "아직 군바리야?" 물었더니 놈이 "응. 비행기 타"라고 대답했다. 들어보니 공사 졸업하고 전투기 몰고 있단 얘기였다. 그럼 대한항공 민항기 조종도 할수 있는거 아니냐고, 거기 가면 돈도 많이 받고 해외도 나다니고 노나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 여전히 날라리 같아 보이던 공군 대위가 이런 말 했다. "군인은 하늘에서 죽어야지." .. 돈과 편안함을 쫓지 않는 삶도 있는 거로구나, 머 그런 낯선 생각도 들고 사실 들키지 않으려 애썼지만 약간 감동도 받았다.

평생을 그리 살아온, 심신의 고됨과 박봉을 무릅쓰고 우리와는 다른 기준으로 살아온 나라의 군인들에게 이런 마지막을 맞게 하는 일은 다시 생겨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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