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혼자 생각임.
#애국가 #국가
행진곡 풍의 투쟁가가 주류인 다른나라 국가들과 비교해 볼때 유독 우리 애국가나 일본 국가 정도가 멜로드라마 배경음악 마냥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겁고 느린 템포들이다. 일찍이는 국민학교 1학년 아침조회 때부터 차렷자세로 불러야했고 나이 들어선 군악대에서 수도없이 반복해 연주해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나는 애국가가 우리의 국가로 적합한지에 대해 오래전부터 다소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근세에 이르러 의도적으로 개념이 정비된 민족이니 국가니 하는 추상적인 집단 공동체의 영광보단 내 개인의 안위가 무조건 우선되어야 한다 굳게 믿고 사는 지극한 개인주의자이긴 하지만 표절이네 친일이네 나찌 부역이네 하는 구설에 올라가 있는 애국가의 작곡가를 생각해 봤을 때 예를 들어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럽 같으면 그런 의혹이 있는 사람이 작곡한 음악이 나라의 국가로 쓰인다는 건 아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동해물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정박인 첫음절 "동" 뒤에 더 긴 1.5박 짜리 "해"가 바로 따라붙어 마디 안에서 첫음절과 둘째음절의 강약이 뒤바뀐 듯한(신코페이션) 느낌을 준다. 아예 확실한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는 거라면 몰라도 모든 마디가 다 정박으로 시작되는데 불러보면 이상하게 두번째 음절에 강세가 느껴지는 건 참 난감한 노릇이다. 노래가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뒤로 끌리는 느낌을 주는 이유이다.
그럴 일이 전혀 없는걸 공상해 보면 즐겁지 아니한가. 실토하자면 난 만일 국가를 바꿀수 있다면 우리 주위 어떤 노래가 애국가로 적합할지에 대해 오랜동안 혼자 생각해 오고 있다. 그냥 할일 없어 쓸데없는 공상에 빠져있는 거니 국가부정이니 하는 거대한 음모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
통기타 반주와 기본 드럼 박자만으로도 에너지와 기상이 느껴지는, 송창식이 부른 '내나라 내겨레' 란 노래가 있다. 간단한 편곡의 노래가 그토록 웅장하고 건강하고 밝은 느낌을 줄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위에 이글거리나.." 머 이런 가사. 아마 살면서 몇번은 들어 봤으리라.
물론 당연히 난관은 있겠다. 대중가수가 만든 노래를 어찌 국가로 쓰겠냐고 난리칠 위대한 고전음악 전공자님들의 충정 어린 개탄도 문제겠지만 더큰 문제는 이노래 역시 미국 국가처럼 시작이 못갖춘마디라는 데 있을 거다. 엇박으로 시작되는 첫 소절을 못쫓아 들어올 박치 국민들 때메 만의하나 국가를 바꿔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할지라도 과연 이 멋진 노래가 애국가로 선정이 될수 있을지는.. 모든게 그저 내 공상일 뿐이다.
#내나라내겨레 #송창식 #김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