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또 없죠

이승철

by duke j

#이승철

tv에서 가수들 노래하는거 나오면 가끔 따라 불러 그 사람들 음역대를 가늠해 보곤 하는데 도대체 건들거리면서 건성으로 부르는 거 같은데 아무리 얇은 가성이든 목나갈 악이든 머든 써봐도 내가 도저히 원음으로 따라 부를 수 없는 노래를 하는 가수가 있다. 락커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배나온 발라드 가수 같아져서 얼핏보면 좀 웃기고 허술해 보이는 사람. 일례로 그 사람이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같은 느린 노래를 라이브로 부를 땐 반주보다 거의 1/3박 정도를 먼저 땡겨 부르는 경우도 있다. 놀랍지도 않은 게 '말리꽃' 같은 건 레코딩된 음원에서조차 반주를 기다리지 못하고 매 마디 박자에 앞서 노래가 먼저 튀어나온다. 사실 느린 템포의 노래를 제 박자보다 뒤로 끌어 부르는 비브라토 오지는 발라드 류는 서울 변두리 강가 라이브카페 같은 데에선 언제든 들을수 있지 않나. 언젠가 위대한 조용필이 어느 경연 프로그램에서 본인 노래를 달리 편곡해 부르는 후배 가수들에게 감정을 조금 더 누르고 bpm을 올려 보라고 조언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나같은 막귀들은 이승철의 쉬워 보이는 퍼포먼스를 그대로 쉽게 보고 마는 모자람을 들키기도 하지만 실상 본인은 자기가 노래 잘한다는 걸 스스로 충분히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창을 지원할 뿐인 반주의 박자 같은 건.. 누구나 지켜야 한다고 믿고 의심치 않는 뻔한 세상의 룰 같은 건 아예 무시하고 말겠다는 자신감을 노래로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사람또없습니다 #말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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