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행님!
(2025.6.4일 기록. 21대 대선 전이었네)
어릴때 불러본 적 없는 말중에 '형님'이란 호칭이 있다. 내 어릿한 기억으로도 중고딩을 넘어 대학땐 물론이고 생업인 숫자일 열심이던 30대까지도 저잣거리에서 거의 들어본 일이 없던 말이었는데 어느날부터 느닷없이 누구나 쓰는 말이 되어 있다. 사적으로는 가끔 경상도 출신 지인들이 쓰던 걸 듣긴해서 그 지역에선 흔히 하는 말인가보다 했는데 조폭 영화에서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더니 요즘엔 회사원들 모여있는 장소에서나 학생들 선후배 모임 안에서조차 무차별적으로 통용돠는 호칭이 되었다. 가만 보니 대중들에게 받는 인기로 상하관계 규정되는 연예인들끼리 부르는 말로 굳어져 방송이든 인터넷에서 수시로 들리게 된 이후 대중에 빠르게 전파된 것 같다.
인척들에겐 물론이고 막역한 선배들에 대한 내 호칭은 그냥 형이다. 형이라 부르지 못할 사람에겐 그에 맞는 사회적 호칭을 쓴다. 이상하게 형 뒤에 '님'자를 붙여보려는 순간 그리 부르려는 내가, 태어난 순서나 조직에 편입된 순서에 따라 복종을 강요받는 변두리 양아치 조직 똘마니 같다는 느낌이 들어 멈칫하게 된다. 물론 그냥 내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다.
일사분란하다거나 상급자에 순종적이라는 게 질서를 존중하고 체계적이란 말로 통용되어 오던 우리의 오랜 지난 시절이 있었다. 그 시기를 어릴때부터 살아와 그 세상을 별 생각없이 신봉하고 비이성적인 차별에 둔감하거나 오히려 그걸 주도하던 이들이 만들어온, 그리 공고했던 전체주의 체제가 이제 (거의 70여년만에) 저물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문득 든다. 내 개인적인 느낌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