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선물
#블루투스스피커
수년전 차를 팔고 있던 후배에게 p사의 suv를 샀다. 곧 디자인이 바뀐다는 명목으로 그놈은 1천만원 정도 싸게 차를 팔았다. 가당찮은 가격 붙여놓고 항시 1천만원, 2천만원씩 깎아준다 생색내는걸 판매전략으로 삼고있는 다른 보급형 독일차 수입업체와는 구별되는 회사라 의외였다. 1년후 당초 놈이 근무하던 m사에서 놈의 후배에게 세단을 한대 더 샀다. 오히려 잘 기억나진 않지만 그차 또한 남들이 흔히 주문하지 않는 특이한 스펙이란 핑계로 그보다 더 큰 에누리를 받았던 것 같다. 후배아이가 지 후배인 m사 영업사원의 인센티브를 부담했던 게 아닌가 싶었다. 내부 사정이 어떠했든 간에 고마워 해야할 건 분명 나였는데 그놈은 오히려 내게 고마워했다. 연예계 생활을 하던 아이가 차 영업으로 업을 돌렸다는 말을 들은 이후 나나 주위에서 차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놈을 통해 구매를 했다. 그러는게 당연한 거였는데 때로 영업 바닥에선 그 당연한게 꼭 당연한 것만은 아닌 듯 싶어 보이기도 했다. 당연한 걸 고마워하는 사람에게 당연히 마음이 간다. 가끔 만나 이런저런 얘기하다 주식을 같이 사기도 했고 그러다가 놈이 운좋게 이익을 내고 판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이익이란 게 당시 지가 받았던 연봉의 10배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였다는 건 나중에 전해 들었다.) 하루는 집에 놀러 온대서 문을 열어주니 가로세로 1미터 남짓한 박스를 들고 와 놓고 갔다. 열어보니 둥그런 스피커였다. 전화로 쌍욕을 하고 혼내며 연유를 들어보니 지 누나꺼 사면서 하나 더 샀는데 둘데 없어서 가져온 거라고 암말 말고 그냥 쓰라는 거였다. 반품할 수 없는 거라고.. 어설픈 말이지. 원래 회색 커버였는데 몇년후 먼지가 묻은 듯해 벗겨 울샴푸로 빨았더니 다신 끼워지지 않을 정도로 줄어버려서 흰색커버를 사 바꿔 끼웠다. 모양새가 예뻐 나중에 그 회사에서 나온 꼭지 짤린 스텐레스 원뿔 같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하나 더 샀다. 지금 청소하며 나란히 서있어 사진 찍어봤다. 가만 생각해 보니 살면서 내게 은혜를 베푼 이들이 꼭 선배나 스승 같은 연장자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복수를 하듯 은혜를 갚아 나가야 하는데, "모질고 게을러" 항상 맘에만 담아두고 있는것 같다.
#bno #beoplaya9 #beosound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