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
#김현식
이 사람이 조용히 잊혀지고 있는게 안타깝다. 같은 시기 남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불러 더 유명해진 어느 포크가수보다 그 시대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지분을 더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게 의아하다. 요즘도 난 가끔 이이가 부른 '회상' 같은 노래를 꺼내 듣는다. 그가 하현우 같은 엄청난 음역대를 가지고 있다거나 조용필 같은 불세출의 카리스마가 있다거나 이승철 같은 엄청난 테크니션이 아닌 건 맞지만 내가 아는한 가장 노래를 잘 불렀던 가수임엔 분명하다. 지금 사는 광화문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에도 난 정동길 인근을 이상하게 좋아했지만 (엄청난 망각증 환자로서) 한동안 그 이유를 특정하지 못했다. 이사후 주변을 산책하다 내가 왜 이 동네를 이렇게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자 처가 우리가 스무살 때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다. 30년 전쯤 아마 지금의 서울역사박물관 자리, 구 서울고 인근의 어떤 건물에서 그이가 공연을 했고 그 콘서트를 처와 같이 봤는데 그날 내가 너무 좋아했었다는 거다. 단지 그 경험이 내가 이 오래된 고궁 옆 마을을 좋아하게 된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김현식에 대한 추억이 이 마을에 남겨져 있다는 건 애틋한 일이다. 유튜브에 동영상 클립도 몇개 안남기고 죽어버린 사람이 너무 야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