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치

비내린 국군의날

by duke j

(2023.9.26일 기록. 이날 광화문 거리 다 막고 나라 무기들 다 꺼내들고서 비 맞췄다.)

스타마치라는 게 있다. 장군에게 경례하는 동안 군악대가 연주해주는 의식곡이다. 한끗발에 죽고사는 군대에서 차별을 안두었을리 없다. 별을 의미하는 도입부 2마디를 별 갯수만큼 반복해 준다. 준장이면 1번, 소장이면 2번, 중장이면 3번을 돌린 후 영관이하 장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후렴으로 넘어간다. 군악대 시절 3성 군단장이 사단에 방문했는데 스타마치 인트로를 2번만 반복하고 못갖춘마디로 시작되는 후렴으로 바로 넘어간 나팔수가 있었다. 별 한개의 대우를 빠뜨린 거다. 군악대 전원 완전군장으로 연병장 돌았고 나팔수는 영창에 들어갔다. 그 상황을 한발만 떨어져서 바라봤다면, 병정개미들 노는 모습을 쭈그리고 앉아 지켜보는 초딩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볼수만 있었다면 다 너무 코메디 같은 일 아니었겠나. ㅎㅎ 조폭들 90도 인사각 제대로 안나왔다고 줄빠따 맞는거나 매한가지였다. 오늘 국군의 날 행사 중 대통령 경례순서에 의식곡을 유심히 들어봤다. 스타마치로 시작하긴 했는데 인트로를 4번만 돌리더니 전혀 생소한 멜로디의 메인테마로 넘어갔다. (공식적으로 대통령 경례곡이 그리 바뀐듯 하다.) 다행히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라떼는 군 통수권자가 오면 스타마치 인트로를 5번 반복한 후 후렴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었다. 벌써 30년이 흘렀으니 머가 바뀌어도 바뀌었겠지.

비가 왔는데 오늘 국군의날을 맞아 10년만에 사열에 분열에 시가행진까지 치러낸 각군의 군악대원들 감기나 안걸렸으면 좋겠다. 사실 난 다려입은 예복 차림으로 우스꽝스러운 병정놀이에 사진 몇장 남기는 것보다 지 건강이 10000배는 더 중요하다라는 걸 아들과 후배들이 명확히 깨닫고 살아줬으면 한다. 어느 곳에서든 어떤 분위기에서든 제발 남의 영광과 안위를 위해 세상 전부보다 소중한 나 스스로를 가볍게 여기고 몸과 마음을 함부로 내던지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 우리가 그렇게 살아오질 못해 당부하건데 너희는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우선이 되는 삶을 살아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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