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타하리> 후기 및 리뷰
당신의 마지막 순간, 당신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
2024년, 다시 돌아온 뮤지컬 <마타하리>
2024년, 뮤지컬 <마타하리>가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1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소용돌이 속에서 꽃을 피우고,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비극적 여인의 이야기는 여전히 관객들을 불러오는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마타 하리는 역사 속에서 실존했던 인물이며, 그녀의 삶은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 기록되었지만, 뮤지컬 <마타하리>는 역사적 재현을 넘어 그녀의 삶과 선택에 새로운 시선을 던진다.
이 극은 화려한 무대와 의상, 아름다운 음악을 넘어, 인간의 갈망과 자유, 그리고 시대의 부조리함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질문을 남긴다.
화려한 조명과 이국적인 음악, 섬세하게 쌓아올린 캐릭터의 감정선은 마타 하리를 평면적인 비극적 인물로 그려내지 않는다. 그녀는 시대와 권력의 희생양이자, 자유를 꿈꾸며 끝까지 주체적으로 살아가려 했던 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삶의 의미와 주체적인 선택의 무게가 그녀의 이야기 속에 녹아 있으며, 그 질문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건드린다.
2024년 버전의 <마타하리>는 그만의 깊어진 감성과 웅장한 스케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익숙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마타 하리가 그려내는 자유와 갈망의 서사는 결코 낡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들을 던지며, 우리 각자에게 뜻 깊은 사유를 유도한다.
뮤지컬 <마타하리> 줄거리
뮤지컬 <마타하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무용수 마르가레타 젤러가 ‘마타 하리(말레이어 : 새벽의 눈)’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파리의 무대에 서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불행한 결혼과 아이의 죽음을 겪고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파리로 온 그녀는 그곳에서 이국적인 춤과 매혹적인 모습으로 단숨에 유럽 상류층의 사랑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면서 그녀의 삶은 점차 어둠에 가려지기 시작한다. 프랑스 정보부의 라두 대령은 그녀의 유명세를 이용해 스파이 활동을 강요하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이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던 중 그녀는 아르망, 젊고 순수한 프랑스 파일럿을 만나게 된다. 아르망과의 사랑은 그녀에게 따뜻한 희망이 되어주지만, 전쟁과 음모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의 관계는 위기를 맞이한다.
사랑과 선택, 생존의 갈림길에 선 마타 하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며, 그녀를 둘러싼 모든 상황은 점차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라두의 강요와 전쟁의 긴장 속에서 그녀의 선택은 점점 더 큰 위험으로 치닫게 되고, 마타 하리는 믿었던 것들마저 흔들리게 된다.
뮤지컬은 그녀의 삶이 스파이라는 혐의와 전쟁의 음모에 휘말리며, 그녀가 끝까지 자신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선택하게 되는지를 그려낸다. 사랑과 배신, 자유와 억압의 경계에서 마타 하리는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나간다.
뮤지컬 <마타하리> 대표 넘버 : '마지막 순간'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가장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순간은 단연 ‘마지막 순간’ 넘버를 부르는 장면이다. 이 곡은 마타 하리가 처형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부르는 넘버다.
가사는 그녀의 삶과 선택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그 안에는 화려했던 과거와 처절한 현재, 그리고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그녀만의 존엄이 녹아 있다.
“마지막 순간, 이대로 난 나의 길을 가리라”는 가사는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한 여인의 고백이 아니다. 그것은 그녀가 자신을 둘러싼 억압과 편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마타 하리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외면하지 않는다. 비록 시대는 그녀를 배신하고 세상은 그녀를 희생양으로 몰았지만, 그녀는 마지막까지 당당하고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자신을 지켜낸다.
이 곡의 가사는 마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녀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화려했던 파리의 무대에서 춤추던 순간, 사랑하는 이와 나눴던 애틋한 시간, 그리고 라두의 음모 속에서 무너져 내리는 자신을 지켜봐야 했던 순간까지. 그녀의 기억은 하나씩 떠올랐다 사라지며, 마침내 "내가 누구였는지 기억하라"는 그녀의 목소리로 수렴된다.
이 노래에서 중요한 것은 비극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비극을 마주하는 그녀의 태도이다. 마타 하리는 두려움에 떨며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오히려 죽음 앞에서 더욱 강해진다.
가사의 흐름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수록 마타 하리의 목소리는 점점 더 단단해진다. 세상이 짓밟으려 했던 그녀의 자유와 존엄은, 바로 이 순간에 가장 강렬하게 빛난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었던 나, 내가 걸어온 이 길만은 진실이라”는 가사는 죽음을 앞둔 자신에 대한 자기 위안이 아니다. 마타 하리에게 이 노래는 고백이자 선언이며, 세상을 향한 마지막 저항이다.
그녀의 삶은 비록 시대의 희생양이 되었지만, 그녀의 존재와 선택은 결코 부정당할 수 없음을 그녀 스스로가 증명한다.
우리가 이 장면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평면적인 슬픔의 감정이 아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마지막 순간조차 당당히 맞이하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경외감과 존경에 가깝다. 그녀는 세상이 요구한 모습대로 살지 않았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었기에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다.
뮤지컬 <마타하리> 무대
<마타하리>의 무대는 시대적 혼란과 마타 하리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중요한 장치다. 초반의 화려한 파리 무대는 조명과 의상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금빛의 화려한 드레스와 눈부신 조명은 마타 하리의 춤과 함께 그녀의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그러나 전쟁이 깊어질수록 무대는 차갑고 어두워진다. 회색 톤의 무대 장치와 점점 좁아지는 공간은 마타 하리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과 고립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마지막 재판 장면과 처형 장면에서 무대는 최소화되고 조명이 집중된다. 이때 마타 하리의 실루엣만이 무대 위에 남으며, 관객은 그녀의 당당한 모습을 마지막까지 마주하게 된다.
그녀의 강인한 실루엣이 무대 중앙에 서는 장면은, 죽음을 앞둔 마타 하리의 당당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무대의 대비는 화려함과 고독, 자유와 억압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며 마타 하리의 내면을 더욱 섬세하게 전달한다.
희생양, 시대는 어떻게 개인을 삼켜버리는가
뮤지컬 <마타하리> 속 주인공 마타 하리는 시대와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양으로 몰리며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그녀의 죽음은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타 하리의 죽음은 전쟁의 불안과 권력의 필요에 의해 개인이 얼마나 쉽게 희생될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비극적 메커니즘은 언제나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해왔다. 마타 하리는 파리의 무대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던 무용가였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고 사회가 불안해지자, 그녀의 자유로운 삶과 이국적인 이미지는 곧바로 의심과 편견의 대상이 되었다.
그녀가 여성이었기에, 또 무용가로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기에 그녀를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권력자들에게는 그녀가 통제할 수 없는 존재였고, 그 불편함은 곧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스파이 혐의는 조작되었지만, 사회는 그 진실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희생양을 필요로 했던 시대는 그녀를 단죄함으로써 불안을 잠재우고 질서를 유지하려 했을 뿐이다.
이것은 비단 마타 하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는 불안과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누군가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그를 제거함으로써 겉으로는 안정을 되찾으려 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희생양은 종종 소수자나 눈에 띄는 존재, 혹은 가장 약한 고리가 된다.
마타 하리는 그 시대에 맞서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했던 여성으로서, 그리고 사회적 통념을 거스른 자유로운 예술가로서 그러한 표적이 되었다.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가장 약한 존재를 희생시키려 한다.”
이 문장은 마타 하리의 삶을 정확히 설명한다. 마타 하리는 전쟁과 불안의 시대에 완벽한 희생양이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진짜 스파이인지 여부보다는 그녀를 처벌함으로써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이는 시대를 불문하고 반복되는 인간 사회의 어두운 구조이며, 그 안에서 마타 하리와 같은 개인은 진실과 상관없이 억울하게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비극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 마타 하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불안을 감추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회는 불안과 위기의 순간에 희생양을 찾는 데 익숙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그 구조를 인식하고 끊어내려 할 때 시작된다. 마타 하리의 삶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진실을 직시하지 않는 사회는 결국 더 큰 비극을 낳는다.
그녀를 처형했음에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시대가 만들어낸 부조리의 결과이자, 진실을 외면한 대가였다. 이는 우리가 다시는 그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과 성찰을 요구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의심하고 배제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을까. 때로는 다수의 안정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것이 정말 정당할까. 마타 하리의 이야기는 더 이상 그녀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시대를 초월해 우리의 불안을 돌아보게 하고, 진실과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사회가 희생양을 만드는 구조 속에서도, 우리가 조금 더 진실에 가까워지고, 조금 더 인간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 비극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약자를 희생시키지 않는 사회”
마타 하리의 삶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바로 여기에 있다.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하는 것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마타 하리의 삶은 주체적인 선택이라는 키워드로 관통된다. 그녀의 여정은 화려하지만 고독했고, 당당하지만 끊임없이 흔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타인의 뜻에 내맡기지 않았다.
모든 순간이 선택이었고, 그 선택들은 때로는 그녀를 위험에 빠뜨렸지만, 동시에 그녀를 그녀답게 만들었다. 마타 하리는 삶의 비극적 출발점에서부터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았다.
네덜란드에서 불행한 결혼 생활과 아이의 죽음을 겪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파리로 떠나는 일조차 하나의 선택이었다. 남들 같으면 절망에 주저앉았을 그 순간, 그녀는 다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파리에서 ‘마타 하리’라는 이름으로 무용가로 살아가는 것도 그녀의 주체적 선택이었다.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이 허용되지 않았기에, 그녀의 선택은 그 자체로 시대의 관습을 거스르는 용기였다.
그러나 선택이 언제나 그녀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전쟁의 어둠이 드리워지면서, 그녀의 삶은 다시 혼란 속으로 내몰린다. 프랑스 정보부의 라두 대령이 그녀에게 스파이가 되라고 강요할 때, 그녀는 처음에는 이를 거부하지만 결국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은 그녀의 운명을 비극으로 몰아넣지만, 그럼에도 마타 하리는 그 상황 속에서 스스로의 길을 걸으려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녀는 결코 타인의 손에 의해 휘둘리지 않았고, 선택의 주도권을 끝까지 자신이 쥐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르망과의 사랑은 그녀의 삶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아르망은 그녀에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그녀를 다시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존재가 된다.
그녀가 살아남기 위해 화려한 가면을 쓰고 살아갈 때, 아르망은 그녀를 ‘마타 하리’라는 이름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보아 준다. 그에게서 느낀 믿음과 사랑은 그녀의 단단한 방어벽을 허물고, 그녀가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다.
그녀는 사랑을 통해 더 인간적이고 부드러워졌지만, 동시에 더 강해졌다. 사랑은 그녀를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더욱 단단하고 주체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선택한다는 것, 그 사랑이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줄 때.”
이것이 바로 마타 하리가 보여주는 주체적인 삶의 본질이다. 그녀의 삶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시대의 요구와 타인의 시선에 흔들려 자신의 길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가.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고, 그 선택이 비극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진정 나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타 하리는 마지막 순간에도 타인의 선택에 의존하지 않았다.
세상이 그녀를 스파이라고 규정하고 죽음을 강요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과 사랑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녀의 삶과 죽음은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를 보여준다.
마타 하리가 걸어온 길은 때로는 가시밭길이었지만, 그 길 끝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자유롭고 당당한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랑은 그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가장 소중한 선택이었다.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뮤지컬 <마타하리>는 자유를 갈망했던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마타 하리의 삶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자유를 찾기 위한 고된 투쟁이 있었다.
그녀가 원했던 자유는 물리적 해방이 아니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갈망은 시대의 억압과 편견, 그리고 권력의 계산 속에서 끊임없이 짓밟히며 비극으로 끝나버린다.
마타 하리가 처음 파리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불행했던 결혼과 아이의 죽음, 가난과 고독은 그녀를 짓눌렀지만, 파리에서 그녀는 ‘마타 하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통해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고자 했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그녀의 춤은 자유로운 몸짓과 같았고,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녀의 자유로운 모습은 사회의 불편함과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녀의 춤과 매력은 경이로운 예술로 칭송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불온한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자유롭다는 것은 위험하다.” 마타 하리의 삶은 이 역설을 보여준다. 그녀의 자유는 그녀에게 힘과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동시에 그녀를 표적으로 삼게 했다. 무용수라는 직업, 여성이라는 정체성은 그녀의 자유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자 했지만, 사회와 시대는 그녀의 자유를 가두려 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타 하리는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끼어 자유로운 중립국의 여인이었기에 더욱 의심받고, 스파이로 몰리게 된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녀가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자유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에게 자유는 물리적 조건을 넘어선 정신적인 영역이었다. 사랑을 통해 더 단단해졌고,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그녀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도 나는 나의 길을 가리라.” 이 가사는 마타 하리가 끝까지 자신을 지키며, 비극적 상황에서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남기를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자유란 무엇일까. 마타 하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유는 누군가가 주는 것도, 외부에서 획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유는 자기 존재에 대한 인정, 삶을 선택하는 의지,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마타 하리는 춤을 출 때도, 사랑을 할 때도, 심지어 자신의 죽음을 마주할 때조차 자유를 추구했다. 비록 그녀의 선택이 비극으로 끝났지만, 그녀의 삶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그녀만의 것이었기에 의미가 있었다.
우리는 종종 자유를 ‘제약이 없는 상태’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자유의 일부분일 뿐이다. 진정한 자유는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완성하는 과정에 있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는 삶, 사회의 기대에 갇혀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삶은 결코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마타 하리는 그 누구보다 격렬하게 자기 자신이 되기를 원했고, 그것이 그녀가 갈망한 자유였다. 그녀의 죽음이 비극적이었기에, 그녀가 지키고자 했던 자유는 더욱 빛을 발한다. 그녀의 모습은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고, 그 마지막 순간마저 스스로의 선택으로 맞이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나 자신을 억누르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실패를 두려워하며 안전한 길만을 고집하며 진짜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가. 마타 하리의 자유는 바로 이런 순간,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리뷰를 마치며 : 내가 나답게 산다는 것
뮤지컬 <마타하리>는 화려하지만 고독했던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마타 하리는 시대의 폭력과 편견에 짓밟히면서도 끝까지 당당하게 자신을 지키려 했습니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그녀가 놓지 않았던 것은, 바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용기와 자유였습니다.
비록 그녀는 시대의 희생양이 되었지만, 그녀의 삶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남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마타 하리처럼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때로는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실패를 두려워해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사회가 정해놓은 틀과 기준에 맞추느라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남들이 원하는 모습을 살아가느라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타 하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라"고 토닥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너는 왜 그렇게 사니? 너의 선택은 정말 옳은 거야?” 마타 하리 역시 그런 질문에 맞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의 선택을 믿었고, 그것이 비극적 결말을 가져왔음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으로 남았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오늘의 세상 역시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시대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무게가 너무 버거워서 내 길을 잃고 주저앉고 싶을 때, 마타 하리를 기억해보세요. 그녀의 삶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나의 의지로 선택하는 삶만이 나를 나답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