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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틱틱붐> 후기 및 리뷰

꿈과 불안, 그리고 삶을 사랑하는 법

by Just Be

불안이 흐르는 소리, '틱틱 붐'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은 살면서 수없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우리가 나이를 먹고, 주변 사람들의 삶이 점점 더 안정되어 보일수록 이 질문은 무게를 더합니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은 늘 우리를 따라다닙니다. 마치 조용히 울리는 "틱틱" 소리처럼요.


뮤지컬 <틱틱 붐>은 바로 그 소리를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30살을 앞둔 조나단 라슨은 뮤지컬 작곡가라는 꿈을 품고 있지만, 현실은 그에게 쉽게 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주변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살아가지만, 그는 여전히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조나단 라슨 한 사람의 예술적 고뇌를 담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꿈을 향해 나아가며,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작품입니다.


우리는 모두 나름의 "틱틱" 소리를 듣습니다. 시간의 흐름, 불안의 신호,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넘어서야 한다는 압박감. 그러나 <틱틱 붐>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소리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요.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요. 조나단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소리가 단순히 불안의 신호가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는 작은 메아리처럼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 글은 뮤지컬 <틱틱 붐>의 줄거리 및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뮤지컬 <틱틱 붐> 줄거리 요약


조나단 라슨은 30살 생일을 앞둔 브로드웨이 작곡가입니다. 그는 자신의 첫 작품인 "수퍼비아"의 워크숍 공연을 준비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는 뉴욕의 작은 아파트에서 간신히 생활을 이어가며, 경제적 어려움과 끝없는 자기 의심 속에서 꿈을 쫓고 있습니다.


조나단의 친구 마이클은 그와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고 안정된 직업을 얻은 그는, 이제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서 살며 12기통 BMW를 모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나단은 그런 마이클을 부러워하며 자신을 자책합니다. 그의 여자친구 수잔 또한 뉴욕에서의 불안정한 삶에 지쳐, 새로운 출발을 위해 도시를 떠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조나단은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기에 그녀와도 갈등을 겪습니다.


워크숍이 가까워질수록, 조나단은 더욱 압박감을 느낍니다. 그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마치 그의 머릿속에서 "틱틱"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처럼요. 그러나 이러한 불안과 압박감 속에서도 그는 멈추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기 위해, 그는 음악과 대본에 온 마음을 쏟아붓습니다.


과연 그는 30살 전에 그의 친구들처럼 성공한, 안정적인 삶을 얻어낼 수 있을까요?






불안과 두려움은 삶의 일부, 우리 모두의 이야기


<틱틱 붐>에서 조나단의 이야기는 오롯이 한 예술가의 고뇌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직면하는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조나단이 느끼는 불안과 초조함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질문과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이 길의 끝에는 내가 원하는 삶이 있을까?"


조나단은 자신의 친구 마이클과 여자친구 수잔을 보며 자신을 자책합니다. 마이클은 안정된 직장과 화려한 생활을 자랑하며, 수잔은 뉴욕을 떠나 더 나은 삶을 꿈꿉니다.


그들과 비교할 때, 조나단은 자신이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는 여전히 꿈만을 좇으며 불확실한 길을 걷고 있고, 주머니 사정은 늘 빠듯하며, 주변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러나 작품은 마이클과 수잔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시각을 보여줍니다. 안정된 직장을 가진 마이클도, 뉴욕을 떠나려는 수잔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불안과 후회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이클은 조나단이 가장 부러워했던 친구이지만, 그 또한 배우라는 꿈을 포기한 과거에 대해 여전히 미련을 품고 있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선택했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연극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잔은 뉴욕을 떠나는 것이 자신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불확실함으로 이어질지 확신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빠지는 착각을 바로잡습니다. 안정된 삶을 선택했다고 해서 불안과 후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요. 우리는 종종 "저 사람은 이미 성공했으니, 이제는 아무런 고민도 없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틱틱 붐>은 삶의 모든 시기와 선택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불안과 갈등이 따름을 보여줍니다. 안정된 직장을 가졌든, 꿈을 좇고 있든, 삶의 어떤 형태에서도 불안과 두려움은 남아 있습니다.


조나단은 마이클과 수잔의 삶을 통해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이 항상 옳거나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 속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찾으려는 노력과 용기입니다.


누군가는 안정된 길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꿈을 위해 불확실한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여정에는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불안과 좌절은 삶의 일부이며, 그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성장시키는 과정인 것이죠.


조나단은 자신의 불안을 억누르거나 외면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그것과 마주하며, 그 속에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그의 불안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요. 그리고 이 깨달음은 관객들에게도 위로와 용기를 전합니다. 우리 모두의 삶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입니다. <틱틱 붐>은 이 진리를 따뜻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실패 속에서도 나아가고 있는 우리를 위한 찬가


조나단의 여정은 실패와 좌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그는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그 결과는 그가 기대했던 것만큼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브로드웨이의 문이 단번에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조나단은 워크숍을 준비하는 동안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합니다. "이 길이 맞는 걸까?" "내가 정말로 이룰 수 있을까?" 그는 주변의 성공한 친구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책합니다.


하지만 그가 다른 점은, 이러한 의심과 불안 속에서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계속해서 대본을 고치고, 음악을 작곡하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려 애썼습니다.


뮤지컬 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조나단이 실패를 마주하고도 자신의 길을 다시 선택하는 순간입니다. 워크숍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그는 좌절하지만, 마이클과 수잔,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통해 그는 다시금 자신의 열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합니다.


그의 선택은 외부의 평가나 성공 여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열정을 따르기로 결심합니다. 이는 한 예술가가 자신의 꿈을 쫓는 것을 넘어,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조나단의 이야기는 우리가 실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줍니다. 실패는 끝이 아닙니다. 그것은 성장의 일부이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을요.


특히 마지막에서 조나단이 존경하는 뮤지컬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메시지를 받는 장면은 그가 외부의 평가에 의존하지 않는 내적 성숙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메시지를 끝까지 듣지도 않습니다. 예전의 그였다면 손드하임의 칭찬에 집착하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외부의 인정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받아들입니다. 그의 실패와 좌절은 그를 성장하게 만든 중요한 경험이었고, 이제 그는 더 이상 그 경험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조나단의 진정한 내적 성장을 보여주는 훌륭한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여정은 관객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실패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줍니다. "실패는 당신이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멈추지 않는 한, 당신은 이미 길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그것을 통해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루하루의 순간들,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 보다


뮤지컬 <틱틱 붐>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조나단이 친구 마이클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거리로 뛰쳐나가 달리며 깨달음을 얻는 장면입니다. 거리를 달리는 그의 모습은, 그동안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던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정처럼 보입니다.


조나단은 마이클의 병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그동안 시간의 압박 속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닫습니다. 매일같이 "나는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 속에서 자신을 자책하며, 노력한 날들조차 실패로 치부했던 조나단은, 마이클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에 눈을 뜹니다.


그는 그동안 "나는 실패하고 있다"고 느꼈던 하루하루가 사실은 멋진 여정의 일부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과거에 자신을 옥죄어 왔던 불안과 초조함 속에서도, 그는 끊임없이 꿈을 향해 걸어왔습니다.


주저앉고 싶었던 날도, 때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조차도, 돌이켜보면 그날들은 모두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던 값진 날들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흐르는 넘버 "Why"는 뮤지컬의 메세지를 가장 강하게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나단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들, "나는 왜 이렇게 많은 것을 원했을까?" "왜 더 빨리 성공하지 못했을까?" 은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물음입니다.


하지만 곡이 진행되며, 그는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순간을 반추하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조금씩 받아들입니다. 이 넘버는 단순한 후회나 고뇌의 노래가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과정으로 변화합니다.


우리는 때로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로 하루를 평가합니다. 그러나 조나단은 우리에게 하루의 모든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삶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조나단의 여정은 그 진리를 증명합니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며,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의 깨달음은 우리 모두에게 전해집니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순간들이 우리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요.


<틱틱 붐>은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합니다. "네가 지나온 모든 날들은 너를 만들어왔고, 앞으로의 날들 또한 그럴 것이다. 주저앉아도, 실패해도 괜찮다. 그것은 너의 여정의 일부일 뿐이다."루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 작품은, 삶의 순간들을 더 사랑하고 싶게 만듭니다.


우리는 어쩌면 꿈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실패처럼 보이는 날들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틱틱 붐>은 그 모든 순간들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사랑스러운 찬가입니다.






리뷰를 마치며 : 삶의 여정을 사랑하라


조나단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그의 여정이 우리 자신의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집니다. <틱틱 붐>이 저에게 다른 뮤지컬보다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한 예술가의 성공과 실패를 다루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조나단이 겪었던 불안과 압박감은 저에게,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합니다.


"내가 이 길을 계속 가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서 메아리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불안이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이야기합니다.


불안과 초조함은 우리가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더 나은 길을 찾으려 노력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감정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자신을 믿고 나아갈 용기가 있다는, 삶에 진심이라는 반증입니다.


조나단이 마이클의 병을 알게 된 후 깨달았던 것처럼, 우리의 삶 역시 하루하루가 소중한 여정입니다. 때로는 실패처럼 보이는 날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느껴지는 날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이자, 삶의 한 조각으로서 우리의 일부가 됩니다.


이 메시지는 특히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모두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외부에서 찾으려 애쓰며, 비교와 평가에 지쳐갑니다. 하지만 <틱틱 붐>은 우리에게 "너는 이미 잘하고 있어. 결과를 떠나, 네가 매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야."라는 위로를 건냅니다.


삶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불안과 실패가 교차하는 순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조나단이 깨달았듯이, 우리 역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나중에 돌아봤을 때, 그 길이 얼마나 멋지고 값진 여정이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삶은 끝없는 여정이고,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계속 성장합니다. 조나단이 우리에게 남기는 가장 큰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삶의 일부이고, 우리는 그 속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갑니다.


그러니 우리 자신을 믿고, 삶의 여정을 사랑하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잘하고 있습니다. 조나단이 이야기했듯이, 우리의 하루하루는 모두 멋진 이야기로 남게 될 것입니다.


<틱틱 붐>은 삶을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으니까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믿으며, 삶의 순간들을 온전히 느끼십시오. 우리는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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