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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 후기 및 리뷰

사랑, 마음을 비우고 남긴 찬란한 흔적

by Just Be

** 본 리뷰는 뮤지컬 <베르테르>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베르테르>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흔들리는 우리


2025년, 뮤지컬 베르테르가 다시 무대 위로 돌아옵니다. 사랑의 깊이를 탐구하며 관객의 마음을 울린 이 작품이,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뮤지컬은 '사랑'이라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감정에 대해 정말 깊이있게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랑은 늘 우리 삶의 한가운데 존재하지만, 그 실체를 붙잡으려 하면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갑니다. 무엇보다도 사랑이란 감정은 단순한 기쁨이나 아픔으로 설명되지 않는 복잡함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랑은 때로는 우리를 가장 높이 들어 올리기도 하고, 가장 깊은 곳으로 끌어내리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힘이 됩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바로 이 사랑의 다면성과 인간이 겪는 고뇌를 섬세하게 탐구하며,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은 격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와 차분한 현실 사이를 오가며, 사랑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아름다움과 동시에 그 파괴적 측면을 드러냅니다.


무엇보다도 베르테르는 사랑이 한 사람의 감정을 넘어서, 그 감정이 관계와 삶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변질되고, 때로는 승화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곧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사랑이 때로는 사람을 성숙하게 하고, 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며, 결국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힘임을 이야기합니다.


사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베르테르의 모습은 비극적이지만, 동시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에게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랑이란 감정이 아름다움과 고통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결국 이 작품은 그 혼란 속에서 사랑의 진정한 본질을 발견하도록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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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 줄거리 요약


베르테르는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예술가입니다. 그는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자연과 사람들의 소박한 삶 속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한적한 시골 마을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그는 밝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롯데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롯데는 마치 빛처럼 그를 매료시키지만, 그녀는 이미 책임감 있고 신중한 성격의 알베르트와 약혼한 상태입니다.


베르테르는 롯데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지만, 그녀를 볼 때마다 더욱 깊은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그는 그녀를 떠나야 한다고 결심하지만, 롯데를 향한 마음은 그를 자유롭게 놓아주지 않습니다.


결국 그는 다시 돌아와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지만, 롯데는 알베르트와의 관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베르테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베르테르는 롯데에게 자신의 사랑을 담은 해바라기를 건네며, 그녀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그녀에게서 느낀 끝없는 공허함은 그를 점점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롯데에게 더 이상 강요하지 않기로 결심한 그는 결국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의 사랑은 격정적이었지만, 동시에 순수하고 진실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뿐 아니라 롯데와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깊은 흔적을 남기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에게 얼마나 복합적이고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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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 넘버 : 발길을 뗄 수 없으면


뮤지컬 베르테르에서 가장 인상깊은 감정을 남기는 넘버 중 하나는 ‘발길을 뗄 수 없으면’입니다. 이 넘버는 1막과 2막의 각각 마지막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베르테르의 내면적 변화와 사랑의 본질을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음악 자체로도 훌륭한 이 넘버는 그 구성과 활용 측면에서도 작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됩니다. 두 번의 같은 노래지만, 그 시점에서 베르테르의 감정은 두 번 모두 완전히 다른 빛깔로 물들어 있습니다.


1막 마지막에서 베르테르는 롯데를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녀가 알베르트와 약혼한 사실을 알게 된 후, 더 이상 그 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기차를 타고 떠나기 직전 이 곡을 부릅니다.


이때 베르테르의 마음속에는 롯데에 대한 사랑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데서 오는 미련과 아쉬움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지탱하던 사랑의 열정과 갈망 속에서 머물고 싶지만, 현실이라는 장벽 앞에서 더 이상 그녀 곁에 남아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때 "발길을 뗄 수 없다"는 그의 노래는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한 미완의 사랑에 대한 자책과 상실감을 담고 있습니다.


이 순간의 베르테르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채, 사랑의 욕망에 얽매여 있는 상태로 남습니다. 그의 노래는 아직 소유하고자 하는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2막 마지막에 동일한 넘버가 다시 등장하지만, 이때의 베르테르는 완전히 다른 경지에 있습니다. 롯데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카인즈의 비극적 사랑을 통해 자신의 사랑이 어떻게 순수한 형태로 변할 수 있는지를 깨달은 후, 그는 롯데의 행복을 빌며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기 전 이 노래를 부릅니다.


이번에 베르테르가 "발길을 뗄 수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지 그녀를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지만, 그 사랑이 그의 삶에서 차지했던 의미를 놓아야 한다는 것에서 오는 고통이 담겨 있습니다.


1막에서의 노래가 사랑을 가지지 못한 채 떠나는 절망을 표현했다면, 2막에서의 노래는 사랑을 초월하려는 헌신적 선택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마음은 이미 롯데의 행복을 바라는 순수한 사랑으로 변했지만, 그 사랑이 자신의 존재를 지탱할 수 없다는 현실을 떠안고 있는 것입니다.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은 그저 베르테르의 사랑의 무게를 노래하는 곡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다양한 얼굴을 탐구합니다.


사랑은 미완의 감정일 때는 그리움과 갈망으로 우리를 사로잡지만, 사랑의 본질을 깨달았을 때는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변화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조차도 인간에게는 깊은 상실감을 남길 수 있음을 이 노래는 보여줍니다.


이 넘버는 반복되지만, 그 반복이 주는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1막과 2막에서 같은 멜로디와 가사 속에 담긴 감정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변모할 수 있는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줍니다.


베르테르의 고뇌와 성장은 이 넘버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되며, 사랑이 인간을 얼마나 깊이 흔들 수 있는 감정인지 깨닫게 만듭니다.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은 뮤지컬 베르테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사랑의 본질을 가장 명확히 드러내는 순간으로, 관객들에게 깊이있는 감정의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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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여정


베르테르가 롯데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그녀의 매력과 따뜻함에 깊이 빠져들었고, 그녀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자신의 행복을 그녀와의 관계 속에서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점차 소유와 집착으로 변질되었고, 이는 롯데에게도, 자신에게도 깊은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베르테르의 사랑은 그 자체로 절실하고 진솔했지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롯데에게 강요하는 형태로 흐르며 점차 비극으로 치달았습니다.


베르테르가 자신의 사랑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그의 고백에 흔들리면서도 “어서 가세요”라고 단호히 말하며 그를 밀어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말에는 그녀의 고통과 책임감이 담겨 있었고, 베르테르는 자신의 사랑이 롯데에게 기쁨을 주기보다는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롯데를 사랑하면서도 그녀를 짓누르고 있다는 자각에 빠졌고, 이는 그의 사랑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랑이란 상대방의 자유와 행복을 침해하지 않고, 그들의 삶을 존중하며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는 이때부터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고백의 장면은 그의 사랑이 욕망에서 벗어나 순수한 형태로 변화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롯데에게 해바라기를 건네며 자신의 감정이 여전히 그녀를 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해바라기는 태양을 향해 끊임없이 고개를 돌리는 꽃으로, 그의 헌신적이고 변함없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영원히 찾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며, 자신의 사랑을 그녀의 행복을 위한 헌신으로 승화시킵니다. 이 순간 그의 사랑은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위해 자신을 비우는 헌신적 감정으로 완성됩니다.


베르테르는 롯데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행복이 자신의 사랑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짐이 되지 않도록 물러나는 선택을 합니다.


베르테르의 사랑은 처음에는 그를 설레게하고, 이후에는 고통으로 몰아넣었지만, 마지막에는 자신의 욕망을 넘어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헌신으로 변화하며, 그를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롯데를 통해 사랑이란 자신을 비우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행위임을 배우게 됩니다. 그의 변화는 사랑이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더 성숙한 존재로 이끌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베르테르의 이야기는 사랑이란 그저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속에서 그들의 행복을 바라보는 지점에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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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얼굴은 모두 다르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 속 사랑은 각기 다른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탐구되며, 그들은 저마다 사랑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알베르트와 롯데의 사랑은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사랑의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상호 신뢰와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격정적이기보다는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롯데는 알베르트와의 관계를 선택하며 사랑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베르테르에게 흔들리는 순간이 있었지만, 자신의 선택과 그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깊이 숙고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알베르트와 롯데의 사랑은 격렬한 열정 대신 안정적인 헌신과 책임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안정성은 한편으로 생동감과 감정의 깊이를 잃었다는 점에서 제한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베르테르의 사랑은 작품 속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강렬하게 묘사됩니다. 처음 그의 사랑은 롯데를 소유하려는 욕망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그녀와 함께하고 싶다는 강렬한 갈망을 품으며,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롯데와 알베르트의 관계를 목격하며 그의 사랑은 고통으로 변하고, 그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채 롯데에게 반복적으로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의 사랑은 점차 롯데에게 부담이 되었고, 베르테르는 자신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에 그는 사랑의 본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의 사랑은 롯데를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 그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순수한 사랑으로 변모합니다. 베르테르의 사랑은 사랑이란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비울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관객들에게 보여줍니다.


카인즈의 사랑은 이 작품에서 사랑의 어두운 면을 상징합니다. 그의 사랑은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되었지만, 소피아를 보호하려는 과도한 집착으로 변질되어 결국 폭력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는 소피아를 학대하던 오빠를 살해하며, 자신의 사랑을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한 대가를 치릅니다.


그의 사랑은 초기에 소피아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집착과 소유욕으로 변해 파괴적인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사랑이 감정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카인즈의 이야기는 사랑이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되었을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며, 베르테르에게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베르테르는 카인즈의 사랑을 보며 자신의 사랑을 재정립합니다. 그는 카인즈의 비극을 통해, 자신의 사랑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얼마나 큰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 깨달음은 그의 사랑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에게 얼마나 복잡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이 삶의 방향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를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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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비추며 자란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사랑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의 사랑은 단순히 감정의 발현에 그치지 않고, 각자의 삶과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결국 사랑의 본질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게 만듭니다.


베르테르, 롯데, 카인즈는 서로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재정립하고, 사랑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베르테르는 스스로 삶을 떠나는 비극적 결말을 선택합니다. 이는 사랑이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깊은 감정과 동시에, 그로 인해 생겨나는 공허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베르테르는 카인즈의 사랑과 그 비극적 결말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카인즈는 소피아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보호와 집착의 경계를 넘어서며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형태로 변했습니다.


베르테르는 이러한 카인즈의 사랑을 보며 자신의 사랑이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경계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롯데에게 짐이 되고 있음을 깨닫고, 자신이 그 사랑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다시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사랑이란 타인을 위한 헌신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은, 카인즈의 사랑이 보여준 파괴적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얻어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베르테르는 사랑의 욕망을 내려놓고, 롯데의 행복을 바라는 순수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롯데 역시 베르테르의 사랑과 그가 보여준 변화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롯데는 알베르트와의 관계를 책임감과 도덕적 의무로 유지하려고 하지만, 베르테르가 마지막 순간에 보여준 순수한 사랑은 그녀에게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을 일깨웁니다.


베르테르의 마지막 고백과 그의 희생은 롯데에게 사랑이란 단지 열정이나 책임감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그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포함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베르테르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선택을 확고히 하며, 사랑이란 단지 감정의 격동이 아니라 성숙한 책임과 헌신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롯데는 베르테르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사랑을 깊이 성찰하며, 자신의 결정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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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는 왜 스스로 삶을 포기했을까


베르테르가 삶을 떠나는 결말은 그의 사랑이 단지 헌신으로 승화되었음에도, 그 사랑을 실현할 수 없는 현실에서 오는 고통과 공허함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롯데의 행복을 위해 물러나는 선택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다른 기반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의 사랑은 롯데를 통해 완성되었지만, 그 사랑이 자신의 삶에서 차지하던 의미를 잃어버렸을 때, 그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고 느낀 것입니다.


사랑이 그의 삶에서 너무도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그 사랑이 지속될 수 없는 상황은 그에게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베르테르의 선택은 사랑이 인간에게 얼마나 무거운 감정인지, 그리고 그것을 감당하지 못할 때 얼마나 파괴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깨닫고, 그 감정을 롯데의 행복을 위한 헌신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그 사랑이 더 이상 그의 삶을 지탱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그 자신을 지속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그의 삶에서 사랑이 단지 한 부분이 아니라, 전부에 가까운 의미를 지니고 있었음을 드러냅니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롯데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그 사랑이 자신의 내면에서 차지한 자리를 채울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고독에 빠졌습니다.


베르테르의 결말은 그의 사랑이 그를 성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벽 앞에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던 인간의 연약함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단지 절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랑이 그녀의 삶에서 짐이 되지 않기 위한 마지막 헌신으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지우는 방식을 통해, 롯데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주지 않으려는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이는 그의 사랑이 순수한 형태로 변했음을 상징하며, 그 사랑이 비록 비극적으로 끝났을지라도, 그 과정에서 그는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깨달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이러한 과정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에게 얼마나 복잡하고 심오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합니다.


베르테르, 롯데, 카인즈는 서로의 사랑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며 사랑이란 감정이 단순히 열정적이고 감정적인 경험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그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헌신이라는 점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베르테르의 비극은 사랑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고통과 그 감정을 감당하지 못할 때 얼마나 깊은 절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관객들에게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사유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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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흔적은 결국 우리를 기억하게 만든다


베르테르의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때로는 얼마나 아프게 다가오는지를 보여줍니다. 그의 선택이 현실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감정의 깊이를 폄하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이 주는 기쁨뿐 아니라,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의 공허함과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이란 그렇게 마음을 다 줘도 채워지지 않을 때, 그 빈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 깨닫게 되는 감정이니까요.


그러나 베르테르가 느낀 아픔은 그가 사랑을 잃어서만은 아닙니다. 그는 너무 사랑했기에, 그 깊은 감정이 그를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사랑이란 감정은 상대방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되지만, 때로는 그 감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베르테르가 겪은 고통은 바로 그 울림 속에서의 방황이 아니었을까요.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거나 얻는 것이 아닙니다. 베르테르는 마지막 순간에 사랑이란 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롯데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했지만, 그 마음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의 행복을 빌며 스스로 물러나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요? 사랑은 내가 그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내 마음이 얼마나 깊고 진실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니까요.


베르테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사랑이 단지 기쁨만이 아니라,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의미를 남길 수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사랑은 내가 무엇을 얻었는가보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를 통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베르테르는 자신이 품었던 마음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은 그의 진심을 깎아내릴 수 없습니다. 그가 남긴 사랑은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이란 결국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를 되묻게 하고, 우리의 내면을 비춰주는 거울이 됩니다.


지금은 베르테르의 선택이 무겁게 다가올 수 있지만, 그의 이야기는 사랑이란 감정이 인간에게 남기는 흔적과 그 깊이를 알려줍니다. 사랑이 아프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베르테르는 사랑했기 때문에 아팠고, 그 아픔은 그의 존재를 가장 진실하게 드러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사랑은 비록 비극으로 끝났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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