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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텀> 후기 및 리뷰

가슴 저미는 선율, 황홀한 무대, 비극적 사랑

by Just Be

뮤지컬 <팬텀> : 한 남자의 슬픈 노래


세상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샹들리에, 가면을 쓴 남자, 그리고 아름다운 여가수. 하지만 때로는 그 익숙함의 틈새로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가 스며들어와 마음을 온통 뒤흔들 때가 있습니다.


뮤지컬 '팬텀'은 제게 바로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히 미스터리한 유령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에릭'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남자의 아프고도 찬란했던 삶의 조각들을 마주하며, 공연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그의 슬픈 눈빛을 잊을 수 없었죠.


이 작품은 우리를 파리의 화려한 불빛 아래로 초대하지만, 정말 우리를 데려가는 곳은 한 사람의 가장 깊고 어두운 마음속입니다.


'팬텀'이라는 존재에게 왜 그토록 아픈 상처가 새겨졌는지, 그의 분노가 왜 그토록 슬프게 느껴지는지, 그가 부르는 노래가 왜 그토록 처절하게 아름다운지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가면 뒤에 숨겨진 그의 여린 영혼을 끌어안고 싶어집니다.


이 리뷰는 화려한 오페라의 막 뒤에서 펼쳐지는 한 남자의 비극적 서사에 대한 저의 감상입니다. 무대를 채우던 아름다운 선율과 제 마음을 울렸던 그의 이야기, 그리고 그를 둘러싼 안타까운 사랑의 모습들을 통해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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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텀>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천사 같은 목소리를 가졌지만 거리에서 노래를 팔아야 했던 크리스틴 다에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녀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필립 백작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오페라 하우스에 발을 들여놓지만, 그곳은 이미 새로운 디바 까를로타의 시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죠.


재능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의상 보조로 일하게 된 그녀에게 어느 날, 벽 너머에서 신비로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신을 '음악의 천사'라 믿게 한 그 존재, 에릭은 비밀리에 그녀를 최고의 가수로 키워냅니다.


에릭의 가르침으로 다시 태어난 크리스틴은 작은 비스트로에서의 공연으로 파리 사교계를 단숨에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성공은 빛나는 만큼의 그림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녀를 향한 필립 백작의 순수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어둠 속에서 그녀를 지켜보던 에릭의 마음은 질투와 절망으로 무너져 내립니다. 결국 그는 자신에게 유일한 빛이었던 크리스틴을 되찾기 위해 극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그녀를 자신의 지하 왕국으로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비로소 모든 비극의 진실이 밝혀집니다. 오페라 하우스의 전 극장장이었던 까리에르는 에릭이 바로 자신이 평생 숨겨온 아들이라는 가슴 아픈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흉측한 얼굴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마저 잃은 채 지하에서 자라야 했던 에릭. 그의 슬픈 과거를 알게 된 크리스틴은 두려움 대신 연민을 느끼고, 사랑으로 그의 상처를 보듬어 주려 합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그녀는 인간적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도망쳐 버립니다.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이에게마저 거부당한 에릭은 완전히 무너지고, 결국 아버지의 품에서야 평생에 걸친 고통을 위로받으며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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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텀> 무대와 넘버


뮤지컬 '팬텀'의 막이 오르면, 우리는 눈부시게 반짝이는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화려함에 먼저 숨을 멈추게 됩니다. 금빛 장식과 벨벳 커튼, 반짝이는 샹들리에는 그 시대 예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듯 황홀경에 빠지게 하죠.


배우들의 활기찬 움직임과 밝고 경쾌한 음악은 지상의 세계가 얼마나 찬란한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그 눈부신 빛의 세계가 아니었습니다.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서늘한 공기를 느끼며 에릭의 지하 세계로 내려가게 되는데, 그곳이야말로 이 작품의 진짜 심장이 뛰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단순한 동굴이나 감옥이 아니었습니다. 에릭이 자신의 고독과 상처를 벽돌 삼아 한 땀 한 땀 지어 올린 슬프고도 아름다운 왕국이었습니다.


특히 그가 크리스틴을 위해 준비한 지하의 숲은, 빛 한 줌 들지 않는 곳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을 피워내고 싶었던 그의 예술가적 영혼과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는 듯해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그가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하며 얼마나 간절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요.


이러한 공간의 대비는 모리 예스톤의 음악을 통해 더욱 깊어집니다. 그의 음악은 거대한 파도처럼 우리를 덮치기보다는, 맑은 샘물처럼 조용히 스며들어와 마음을 온통 적시는 힘을 가졌습니다.


크리스틴이 오페라 하우스를 향한 사랑을 노래하는 '내 고향(Home)'은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넘겨보는 듯한 따스함과 아련함으로 가득 차, 그녀의 순수함을 응원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따스한 선율은 곧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하나의 절규에 의해 갈라집니다. 바로 크리스틴의 노랫소리를 처음 들은 에릭이 부르는 '그 어디에(Where in the World)'입니다.


"대체 나의 구원은 어디 있는 거야?"라고 묻는 그의 목소리는 평생을 어둠 속에서 헤매던 영혼의 첫 울음처럼 들려, 단숨에 심장을 서늘하게 만듭니다. 이 노래는 이후 그의 절망과 분노를 대변하며 극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테마가 되어 우리를 울립니다.


2막의 문을 여는 까리에르의 회상, '넌 나의 음악(You Are Music)'은 이 작품의 비극이 얼마나 깊은 뿌리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애틋하고도 슬픈 고백입니다. 아름다운 연인 벨라도바와의 추억을 노래하는 서정적인 멜로디는, 그 사랑이 결국 한 아이를 어둠 속에 유기하는 비극으로 끝났음을 알기에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비극의 시간이 멈추고 서로를 마주하는 마지막 순간,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부르는 '넌 나의 아들(You Are My Son)'은 그 어떤 웅장한 합창보다도 더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항상 널 등 뒤에서 지켜주던 내가 너의 아빠"라는 고백과 "알고 있었어요"라는 아들의 낮은 화답이 교차하는 순간, 객석에서는 여기저기서 낮은 흐느낌이 터져 나옵니다. 평생에 걸친 원망과 그리움이 단 하나의 노래로 씻겨 내려가는 그 기적 같은 순간은, 이 작품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가장 슬프고도 위대한 위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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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겠니, '에릭'


공연장을 나서는 발걸음이 그토록 무거웠던 것은, 제 마음 한구석에 '에릭'이라는 한 남자를 오롯이 남겨두고 왔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는 그를 '팬텀'이라는 무서운 이름으로 기억하지만, 이 작품은 두 시간 반 내내 그가 '에릭'이라는 이름을 가진,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어 했던 한 명의 여린 인간이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의 안에 살고 있던 '어린 소년'을 발견했을 때, 저는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2막의 피크닉 장면, 크리스틴에게 "내가 바로 마법사니까요"라며 수줍게 미소 짓고, 자신이 아끼는 새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주며 설레던 그의 모습은 제게 잊을 수 없는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그 순간 그는 오페라 하우스를 공포에 떨게 하던 팬텀이 아니었습니다. 난생 처음 사귄 소중한 친구에게 자신의 비밀 정원을 보여주며 "어때? 멋지지?"라고 묻는, 그저 순수한 소년이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이 순간을 꿈꿔왔을까요. 얼마나 자신의 세계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을까요. 그 순수한 눈빛을 마주하며, 그의 서툰 사랑과 어긋난 분노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분노는 때로는 잔혹하고 파괴적입니다. 하지만 그 분노의 이면에는 언제나 지독한 상처와 슬픔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믿었던 목소리, 자신이 모든 것을 바쳐 피워낸 예술 작품인 크리스틴이 모욕당했을 때, 그는 자신의 세상 전부가 부정당하는 듯한 고통을 느꼈을 겁니다.


그의 절규는 단순한 소유욕이 아닌, 자신의 유일한 빛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무섭기보다는 위태로워 보였고, 분노하는 그의 모습 뒤에서 울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면 뒤에 가려진 그의 진짜 얼굴이 아닌, 상처 입은 그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공연 내내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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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온도를 지닌 세 개의 사랑


'팬텀'은 크리스틴이라는 맑은 거울을 통해 세 가지 다른 온도를 가진 사랑의 모습을 비춥니다. 그리고 그 사랑들은 서로의 빛깔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며, 때로는 부딪히고 얽히면서 하나의 아름답고도 슬픈 그림을 완성해나갑니다.


필립 백작의 사랑은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하고 눈부십니다. 그의 사랑은 모든 것이 갖춰진 세상의 축복 속에서 피어납니다. 그는 크리스틴에게 안정적인 삶과 빛나는 미래를 약속하며, 그녀를 세상의 중심으로 이끌어 주려 합니다. 그의 품에 안긴다면 크리스틴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 눈부신 햇살은 때로 가장 깊은 어둠 속의 그림자까지는 비추지 못합니다. 그에게 에릭은 이해하고 보듬어야 할 상처 입은 영혼이 아닌, 사랑하는 연인을 위협하는 '괴물'일 뿐이었습니다. 그의 사랑은 분명 진실하고 아름답지만, 에릭의 지독한 고독과 슬픔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맑고 투명했습니다.


에릭의 사랑은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불꽃'처럼 뜨겁고 위험합니다. 평생을 차가운 어둠 속에서 살아왔기에, 처음으로 마주한 크리스틴이라는 온기는 그의 모든 것을 내던지게 할 만큼 절박하고 강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전부를 바쳐 그녀를 가르치고,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했습니다. 그의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순수했지만, 그래서 더 위태로웠습니다.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워보지 못한 그는, 그 소중한 불꽃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저 꺼뜨리지 않기 위해,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신의 품 안에 가두려고만 했습니다. 다시 혼자가 되는 것이 죽음보다 두려웠던 한 남자의 서글픈 집착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게 타오릅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랑의 배경에는, 평생의 후회로 차갑게 식어버린 까리에르의 '잿빛 사랑'이 있습니다. 그의 사랑은 아들 에릭을 향한, 너무 늦어버린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젊은 날의 비겁함으로 아들의 존재를 평생 부정해야 했던 그는,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외투를 입고 아들의 주변을 맴돕니다. 그가 에릭을 보호하려 애쓰는 모든 행동은,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뒤늦은 사과이자 속죄의 몸짓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죽어가는 아들을 끌어안고 "내 아들"이라고 오열하며 부르는 그의 사랑은, 그 어떤 열정적인 고백보다도 무겁고 아프게 우리의 심장을 파고듭니다.



그녀의 이름, 크리스틴


이토록 거대한 남성들의 비극 서사 속에서, 크리스틴 다에는 그저 연약한 사랑의 대상이나 비극의 도구로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영혼들에게 손을 내밀고, 멈춰 있던 비극의 시간을 흐르게 만든, 작지만 가장 강인한 빛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에릭의 삶에 처음으로 노크를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끔찍한 비밀과 상처를 알게 되었을 때, 모두가 그를 괴물이라 손가락질하며 도망쳤지만, 그녀는 그의 세계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지하의 숲에서 그와 함께 노래하고,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던 그녀의 모습은, 에릭이 평생 받아보지 못했던 가장 따뜻한 위로였을 겁니다. 그녀는 가면 뒤의 흉측한 얼굴이 아닌, 그 안에 숨겨진 그의 진짜 마음을 보고 싶어 했던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그녀의 용기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순수한 믿음으로 그의 가면을 벗겼을 때, 그녀는 인간적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맙니다.


그녀의 선한 의도가 가장 끔찍한 파국을 불러왔다는 사실은, 이 작품의 비극성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를 탓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녀의 그 서툰 용기가 너무나 안타깝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괴물을 사랑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한 '사람'을 사랑하려 했습니다. 그녀의 그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에, 에릭은 비록 죽음의 문턱에서였지만 평생 갈망하던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고,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 속에서 눈을 감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녀는 에릭을 구원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마지막 길에 가장 따뜻한 빛 한 줌을 비춰준, 슬프도록 아름다운 영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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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이 선사한 마법같은 감정


뮤지컬 '팬텀'은 제 마음에 지워지지 않을 깊고 선명한 얼룩을 남겼습니다. 화려했던 오페라 하우스의 막이 내리고 모든 조명이 꺼진 후에도, 어둠 속에서 홀로 울려 퍼지던 한 남자의 슬픈 노래가 오랫동안 귓가를, 그리고 마음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만약에'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만약 그의 얼굴이 흉측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아버지가 그를 버리지 않았더라면, 만약 사랑하는 이가 조금만 더 용기를 내주었더라면, 그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요.


아마 우리는 그 답을 영원히 알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그 질문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팬텀'이 아닌 '에릭'의 마음을 온전히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의 상처를 함께 아파하고, 그의 서툰 사랑을 안타까워하며, 그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눈물 흘리게 합니다. 가면 뒤에 숨겨진 존재가 아니라, 바로 내 곁의 누군가일지도 모를 한 외로운 영혼의 이야기에 기꺼이 우리의 마음 한 자리를 내어주게 되는 것이죠.


공연장을 나서는 길, 저는 단지 하나의 이야기를 두고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제 마음의 작은 조각 하나를, 에릭이 살던 그 외롭고도 아름다웠던 지하의 숲에 남겨두고 온 것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관객들의 마음을 자신의 세계에 기꺼이 머무르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뮤지컬이 가진 가장 위대한 마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당신의 마음에도 그의 슬픈 노래가 오래도록 아름답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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