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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시 쓰는 이야기
by
오리냥
Aug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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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 유복녀
하루를 십 년처럼
늙어가는 매미가 운다
어둠 속에서 칠 년을 견뎌온 설움
칠 일
안에 다 쏟아내기라도 하듯
나 좀 봐달라고
내가 여기 있다고
풀벌레가 운다
풀숲 사이에 숨어들어
울음소리로만 존재한다는 듯
떼창으로 와르르 운다
우리도 살아간다고
갈 때를 알아버린 매미의
흐느낌과
어젯밤 태어난 풀벌레의
울음 곁에서
내 지나온 길은 흐릿하고
나아갈 길은 아득해서
문득 뒤돌아보는 저녁녘
팔 월 끝자락 곳곳엔
온통 울음소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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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
매미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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