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럭 / 유복녀
시간 맞춰 자리에 누워
잠이 오길 기다리는 너와
잠이 올 때까지 기다려
자리에 눕는 나 사이의 간극
오늘을 지나 내일로 가는 너의 잠을 지키며
불빛 환한 밤 속에 앉아있는 나
그걸 우린 차이라 부르지만
차이라기보다는
어쩌면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를 일
넌 다가올 내일이 소중하고
난 지나가는 오늘이 애틋하고
넌 오늘을 서둘러 떠나고 싶고
난 오늘에 좀 더 기대고 싶고
아주 가끔
부스럭 책장 넘어가는 소리로
나의 잠이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하는 너의 이불깃 스치는 소리
부스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