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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빵을 만들며

시 쓰는 이야기

by 오리냥

막걸리 빵을 만들며


우유 대신 막걸리를 붓고

설탕 대신 뉴 슈가를 넣고

오븐기 대신

뜨끈한 찜질기 둘러 발효시키면

풍선껌처럼 복작복작 올라오는 기포

풀풀 막걸리 발효되는 냄새

예전 바쁘디 바쁜 엄마는

직접 담근 동동주 항아리 비어갈 즈음

어린 자식들 쫄래쫄래 학교 간 시간

밀가루에 남은 술 들이붓고 감미료 넣어

간장독 위에 올려놓고 자연 발효시켰지

자식들 와르르 집으로 돌아오는 때 맞춰

아궁이에 불 지펴

한 김 오른 가마솥에 쪄낸

보름달처럼 뽀얀 막걸리 빵


달지 않아 덥석덥석 먹고 나면

왠지 딸기코 되어

딸꾹딸꾹 불콰해질 것 같은

엄마표 막걸리 빵


추억은 뚜껑 수증기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막걸리보다 뽀얗게 빵이 익으면

크게 한 입 베어 무는 해 뉘엿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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