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정말, 작은 것에 분개하다!
다짜고짜 1화
by
완두
Sep 23. 2024
추석 전에 당근을 샀다.
당근 값이 너무 많이 올라 좀 아쉬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됐다.
그런데 배달된 상자 속 당근을 보니 속상했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손가락 굵기였기 때문이다.
상품 가치가 거의 없는 걸 배달시키다니... 반품을 요청할까 하다 그냥 먹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직장에 가져갈 당근을 손질하다 보니 조금 화가 났다.
정말 먹잘 게 없다!
그나마 가장 큰 세 개를 골랐는데도 말이다.
시간이 없어서 비교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몇 해 전 제주도 여행지에서 사 온 당근 볼펜보다 약간 굵은 정도다.
세 개를 잘라서 통에 담으니, 반도 채워지지 않았다.
일반 크기의 당근은 두 개만 담아도 여기 가득 차는데...
직장에 와서 통을 꺼내 놓으며 다시 당근을 들여다본다.
작다. 정말 작다.
하지만 그만 분개하련다.
이 상쾌한 초가을 아침을, 그것도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을, 고작 당근 때문에 분개로 시작할 수는 없지 않은가.
keyword
당근
분노
가치
7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완두
소속
어쨌든공무원
육아 난이도 최상인 딸아이와 난이도 최하인 아들 녀석, 그 둘의 평균값을 내면 대한민국 평균 치쯤 되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는 23년 차 엄마입니다.
구독자
81
제안하기
구독
은따는 나쁘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