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2화
자주 드나드는 취미 관련 카페가 있다.
요즘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한동안 그곳에 들어가질 못하다, 어제 짬이 나서 들어가 봤다.
질문 게시판에 올라온 어느 회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그 게시판에 관련 검색어 넣어보면 적어도 열 개 이상의 글이 주르륵 뜰만한 기본 질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댓글이 하나도 달려있지 않았다.
나는 이런 상황이 불편하다.
무플로 인해 글쓴이가 느낄 민망함이 떠올라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별로 착하지 않은 사람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그 글 밑에 내가 아는 것들을 몇 줄 적었다.
몇 시간 뒤 그 게시판에 다시 들어가 보니 제법 많은 댓글이 달려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게, 모든 댓글에 고맙다는 질문자의 답글이 달려있는데 내 댓글에만 쏙 빠져있는 거다.
어떤 댓글에는 글쓴이와 댓글 단 사람이 나눈 대화 서너 개가 붙어있기까지 했다.
혹시 나에게 무슨 좋지 않은 감정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 그 글쓴이가 그동안 올린 글을 검색해 봤다.
그랬더니 카페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원으로, 나와의 접점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도대체 뭐야?
기분 나빠지려는 순간 나는 얼른 마음을 추슬렀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으로 인해 내 감정에 상처를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용히 내가 썼던 댓글을 지웠다.
나만의 소심한 복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