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밀림의 왕!

by 완두






제목처럼 나는 '밀림의 왕'이다.

인터넷에서 이 그림을 본 순간 풉 웃음이 나왔다.

딱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난 왜 이리 모든 걸 미루는 걸까?


어리석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생각할 것도 없이 이거다.

게으름.

그래서 다시 질문인지 한탄인지 모를 말을 내뱉는다.


난 왜 이리 게으른 걸까?


돌이켜 보면 어떤 일이 실패한 원인의 8할은 게으름이었다.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않고 미뤄두었다 나중에 그 일을 처리하려고 보면, 처리 기한이 지났거나 몇 배의 노동이 필요한 상태가 되어있곤 했다.


가령 단추가 헐렁거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바로 단추를 다시 달면 5분이면 끝날 텐데, 그게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그냥 다닌다.

그러다 그 단추가 떨어지면 그제야 단추를 달기 위해 반짇고리를 꺼낸다.

떨어진 단추를 보관하고 있으면 괜찮지만 가끔은 그 단추를 어디 떨어트렸는지 모를 때가 있다.

옷을 살 때 받아둔 여분의 단추를 찾는데, 그나마 그게 보관돼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는 경우도 가끔 있다.

그러면 그와 비슷한 단추를 찾아 헤매게 되고, 찾는 걸 실패해 더는 그 옷을 입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오늘 아침 출근하며 입으려고 여름 재킷을 꺼냈는데 단추가 떨어지고 없었다.

속 라벨지에 여분의 단추가 붙어있었지만, 그걸 달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도로 집어넣고 나니 한숨이 나왔다.

그러곤 내 게으름에 대한 분개를 이렇게 글로 풀고 있다.






전에 어느 커뮤니티에서 게으름에 대해 써놓은 글을 본 적 있다.

어느 누군가가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글을 쓰자 순식간에 수십 개의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주부들의 게으름 베틀을 읽으며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게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맞춤법이 틀린 게 눈에 띄지만,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옮겨보겠다.



유부초밥 만들다가 힘들어서 제꺼는 유부를 찢어서 밥에 넣고 비벼서 먹었어요.

맛 똑같아요. 이렇게 해드세요.


유부초밥을 만들려고 시도하시다니 부지런하세요.


그냥 반찬처럼 먹으면 되는데 찢기까지 하다니 부지런하시군요.


사람은 배워야하네요. 맞어요, 유부 찢은 에너지가 아깝네요.


이름 바꿉시다. 유부 비빔밥 ㅋㅋㅋ



집에서 굽는 분들은 해양수산부에서 국민훈장 줘야해요.

저도 냉동실에 몇년째 고등어 한마리 있는데요

이사할때도 꼭 델꼬 다녀요.


이사까지 데리고 다닐 정도면 반려어 아닙니까?


어디서 들었는데 군대간 아들 돌무지개떡이 냉동실에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진거 맞죠? OTL



3년전에 베란다에 떨어진 명품 스카프를 그대로 두었는데 꽃무늬라 그 또한 풍경의 일부로 생각해 그대로 두었습니다.



빨래를 개어본 적이 거의 없어요.

옷걸이에 걸이서 말려놓은 옷들 그대로 입어요.

식구들도 이제는 옷 입으러 서랍장 안열고 걸이대서 알아서 지들이 챙겨입는다는.



이집 이사온 게 7년 전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거실엔 크리스마스 트리.

4계절 언제나 크리스마스!



설거지 귀찮아서, 밥 굶어요



전 종일 누워있어 매트리스가 꺼짐.



로그인도 겨우 했어요...

끝판왕님들 댓글을 누워서 편히 보고 있는 게으름뱅이 여기 있습니다.




덧붙임: 원래는 이 글을 분개 시리즈로 올리려고 했는데, 쓰고 나니 정체성이 모호해서 '웃음 한 꼬집'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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