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서
01.
206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을 가진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란 영화를 봤다. 이 영화를 보고 평론가들의 평가를 찾아봤다. 김혜리 기자는 ‘지식과 정보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라는 평으로 8점, 임수연 씨는 ‘지식의 고른 확산을 위한 인간의 협력,우린 ‘이타적 유전자’도 있으니까’란 평으로 9점을 줬다. 어떤 맥락으로는 이런 평과 점수에 대해 동의를 한다. 그 어떤 맥락이라는 것은 뉴욕공립도서관을 발전시키기 위한 직원들과 뉴욕시의 노력에 대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지점 외에 영화가 가지는 장점은 무엇이고, 이 극의 영화적인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록을 하는 단순 사실 공유의 기록영화에 불과한 이 영화를 왜 사람들은 좋은 영화라고 칭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02.
모든 영화는 미래를 위한 일종의 자료가 될수 있다. 당시의 문화를 이해하고 고증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영화도 그런 의미를 갖기 때문에 좋은 영화라 불리는 것일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NYPL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런 노력을 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있지만, 그것 자체를 위한 영화라 하기엔 러닝타임은 지루할 정도로 길며 어떤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
03.
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도서관의 순기능이라 불릴만한 시퀀스 후에 도서관 직원들의 자본에 대해 회의를 하는 시퀀스를 이어 붙이는 플롯을 갖는다. 이 순기능은 인터넷의 소외에 있는 이들과 문해 아동의 비율을 줄이는것, 강의, 연설, 공연, 전문 사서의 고용, 장애를 가진 이들의 평등한 도서관 이용등이 있다. 이런 장면 후는 예산에 대한 회의, 뉴욕시와 노력할 협의점을 찾는 장면과 어디에, 무엇에 집중해야할지등을 논의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 작품은 단순 기록만을 했다고필자는 앞서 이야기했다. 여기서 한가지 정정하고 싶다. 이 구성을 보며, 단순 기록만을 위한 것은 했다고 말하는것은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장르속에 포함된 이 영화의 영상 하나하나에는 몇초까지 담을지, 어떤 구성을 담을지, 어떤 모습을 담을지, 어떤 시점에 해당강의를 넣을지 등을 결정하는 감독의 의지(의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여 필자는 이것을 단순기록만을 했다고 여긴다는 사실을 정정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감독은 왜 이랬을까. 정말 왜 이러는걸까 라는 호기심이 생긴다.
04.
이런 영화를 제작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서 있는 도서관의 모습과 그것의 역할을 담고 싶었던 것일까. 축척된 지식의 전파를 자본으로 풀어내려는 모습을 보고 싶고 이에 따른 것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그 전에 필자는 ‘이 영화는 영화인가?’라는 질문을 상기해보고 싶다. 서사에 대한 질의가 필요없는 것을 우리는 영화라 볼수 있을까.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영화의 구성요소인 이야기가 빠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 그렇지 않다. 감독의 의도를 돋보여줄 실제의, 현실의 이야기가 영화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에는 나래이션이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보다 더 좋은 스토리가 어디에 있어 설명을 한단 말인가.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이런 영화를 제작하려는 감독의 의도는 무엇인지라는 질문으로 말이다. 방대한 영화를 설명도하지 않은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은 어떤 의도인가.
아마도 감독은 NYPL의 이미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했을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사실인 이야기들을 갖고,비록 유형인 모습과 외관에 드러나는 모습이 아닌 NYPL이 가진 상징성과 권위, 위엄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 것들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실재’하는 것들 위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며, 그 파생되는 것도 ‘실재’하는 것도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유형의건물 NYPL이 갖는 무형의 노력과 권위, 그 축척된 시간을 영화 <뉴욕 라이브러리>는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다.
06.
영화는 무형의 이야기를 유형의 실재하는 것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 영화는 위의 작업과는 반대로 유형의 것을 토대로 무형의 것을 보여준다. 그 안에는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특수효과는 없다. 관객은 그저 NYPL이 갖는 상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노력등을 통해서 그 가치에 대해서 인정하고 느끼면 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진짜 영화일까라는 질문을 하는 나는 영화가 갖는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 축소하고, 편견을 갖는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