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냐 보수냐

by 길벗


무슨 일에 보수냐 진보냐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그것이

진실이냐 거짓이냐가 중요할 뿐


보수든 진보든

자신의 양심과 진실을 속이는 사람은

역사의 죄인이다


사람이 사람인 까닭은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일신의 영달을 위해 양심을 버린 자

천년을 산들 무슨 소용 있으랴


- 허허당,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 중에서


이름에서부터 선미(禪味)가 느껴지는

출가수행자이자 선화가(禪畵家)인 허허당(虛虛堂)의 책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 한다>에 나오는

'양심'이란 글이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자기 자신이 보수인지 진보인지조차 모른다.

시시비비 비시시(是是非非 非是是),

옳은 일은 옳다 하고 그른 일은 그르다 해야 하나

한 쪽에만 치우쳐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한다.

좌와 우 사이에서 우왕좌왕, 아등바등하다가

이전투구까지 한다.


이수종 시인이 좌우 균형을 잡아 준다.


내 몸엔 좌우가 같이 산다

- 이수종


편가르기 좋아하는 사람들대로

내 몸을 절반으로 나누면

왼손은 좌파 오른손은 우파

왼쪽 폐는 좌파 오른쪽 폐는 우파지만

안대를 했을 땐

한쪽 눈으로 균형을 맞춰 보려 했고

왼팔이 아플 땐

오른팔이 대신했고

오른발목이 부었을 땐

왼 발목에 힘을 더 줬다

좌우 손을 모아 박수를 쳐주고

왼손 오른손 깍지를 끼고

기도를 하고

왼팔 오른팔 팔짱을 낄 줄 아는

좌뇌 우뇌 나눠갖고 있어도

한 몸을 이루고 산다

밤새 뒤척이다

어떤 날은 왼편으로

어떤 날은 오른편으로 돌아누워 잠을 자는

나는 좌우 파다

허허당, <동행>
허허당, <봉두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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