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천 <인생이란 그런 것>, <봄꽃을 보니>

by 길벗


인생이란 그런 것

- 김시천(1956~2018)


살다 보면 하나 둘쯤

작은 상처 어이 없으랴


속으로 곯아 뜨겁게 앓아 누웠던

아픈 사랑의 기억 하나쯤

누군들 없으랴


인생이란 그런 것

그렇게 통속적인 일상 속에서

가끔씩 아련한 상처 꺼내어 들고

먼지를 털어 훈장처럼 가슴에 담는 것


그 빛나는 훈장을 달고 그리하여 마침내

저마다의 그리운 하늘에 별이 될 때까지

잠시 지상에 머무는 것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 인생이란 그렇고 그런 것인 줄 익히 알면서도

선뜻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내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생을 평이하게 쓰인 시로 만나니

감동은 경이롭다.


봄꽃을 보는 마음은 어떤가.

나도 마음의 무거운 빗장을 풀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다.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다.


수필을 쓰듯 일상어에 가까운 시어로

쉽게 읽히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시를 쓴

김시천 시인은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 삶의 결을 따라가며 물 흐르듯이 써 내려가는 것이

바로 시이며 문학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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