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붙으라는 근육은 안 붙고 근육통만 생긴다. 예전처럼 잠깐 불편했다 금방 나아지는 게 아니라, 며칠씩 간다. 삶의 질까지 확 갉아먹는다. 그럴 때마다 '적당히 했어야 하는 건데! 이제 다 나으면 조금씩, 적당히 해야지' 단단히 마음먹지만 내 결심인지라 오래가지 못한다. 근육통이 사라지면 며칠 쉬었던 공백을 보충하기 위해 '더 열심히' 모드로 바뀌고 만다. 결국 다시 근육통. 이럴 때면 나를 죽비처럼 내리치는 단어가 있다. 과유불급이다.
몇 해 전 족저근막염이 생겼다. 바깥에서도 오랜 시간 걷고 집 안에서도 맨발로 많이 걸어서 생긴 병이다. 병원에서 진단만 받고 병원 치료 대신 집에서 까치발 운동을 열심히 했다. 바로 좋아졌다. 얼마 뒤 하지 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으나, 꾸준한 까치발 운동으로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족저근막염과 하지정맥류를 겪은 덕분에 종아리는 단단해지고 굵어졌다. 작년 봄에는 조깅과 계단 오르기를 했더니 무릎이 아팠다. 불행 중 다행으로 관절염은 아니라고 했다. 무릎 과사용이 원인이었다. 처방은 허벅지 근육 강화. 이번에는 벽 스쿼트(Wall Sit)를 열심히 했다. 무릎 통증도 사라지고 허벅지가 제법 딴딴해지고 탄력적으로 바뀌었다. 이 모두가 내가 나 자신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전화위복의 좋은 사례다.
내 몸의 한계를 알고 매사 적당히, 넘치지 않는 과유불급이 최선이라 여겼다. 하지만 밥이든 술이든 운동이든 뭐든 '적당히'가 어렵다. 과유불급. 살아가면서 늘 품고 있어야 할 말이지만 일이 닥쳐야만 떠오르는 단어일 뿐이고 그것조차 금세 잊히고 만다. 늘 '과욕-후회-과욕-후회'의 도돌이표다.
세상만사는 반전이 있어 흥미롭다. 전화위복이다. 이제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과유불급과 함께, 그 안에서 반전의 가능성도 찾아보려 한다. 전화위복이란 말이 있는 걸 보면, 안 좋은 일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고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게 이를 두고 한 말이리라 싶다. 과유불급은 넘어지지 않기 위한 지혜이고, 전화위복은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그렇다면 과유불급이 힘이 셀까, 전화위복이 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