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나비효과

by 길벗


'별을 흔들지 않고는 꽃을 꺾을 수 없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말이다. 꽃 한 송이 꺾을 때마다 파장이 전해져 어느 별에선가 혼란이 일어난다는 것인데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연상된다.


나비효과 하면 꼭 먼 나라만의 일로 여긴다. 사례로 한 사람의 우발적인 행동이나 사소한 말실수로 인해 야기된 제1차 세계대전, 베를린 장벽 붕괴 같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토네이도 같은 엄청난 재해만을 들먹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범위를 좁혀 생각해 보자.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가다가 자전거에 부딪쳐 크게 다치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져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무심코 취한 편한 자세가 신체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훗날 근골격의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 꽃씨 하나가 거목이 되고 거목에서 나온 씨앗들이 훗날 숲을 이루게 되듯 나의 작은 친절, 배려, 나눔은 곧 나에게, 또 이 세상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모른다. 시골의 작은 호텔 종업원이던 조지시 볼트의 친절은 그를 미국 최대의 월돌프 애스토리아 호텔의 지배인으로 만들기도 했지 않은가. 내가 겪는 고통만큼 큰 고통은 없고 내가 누리는 행복보다 더 한 행복도 없다. 내게 미치는 나비효과다.


남들에게도 마찬가지. 무심코 버린 이쑤시개가 청소하시는 분의 손에 피를 흘리게 할 수도 있고, 가벼운 나의 말 한마디가 누구에겐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되기도 한다. 내가 버린 한 줌의 쓰레기가 빗물의 원활한 흐름을 막아 누군가의 집이 물에 잠기거나 사람이 다칠 수도 있고 내가 흘린 불씨 하나로 천년 숲과 그 속에 사는 무수한 생명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음식점에서 종업원을 대하는 무심한 태도, 전후좌우 살피지 않고 무심코 꺾은 자동차 핸들......


자기 자신에게나 남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대개 아주 작은 일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 작은 것들을 간과하고 있는데 나중의 엄청난 결과를 염두에 둔다면 우리에게 작고 하찮은 일이란 없다. 나비효과는 남의 일도 아니고 상상 속만의 일도 아니다. 설마 했던 일, 무심코 한 내 언행, 나 하나쯤이야 했던 일들은 어느 순간 나에게, 우리에게 나비효과로 되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매사를 하나하나 신중하게 따져볼 수는 없겠지만, 내가 만드는 크고 작은 나비효과를 생각하면 가끔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되돌아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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