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쏜살같다

by 따뜻

몇 학기 전부터

학기 말이 되면 하는 나만의 행사가 있는데

그건 바로 한 학기 동안 찍은 학생들 사진을 엮은 I MOVIE 동영상을 만드는 일이다.


사실 별 거 아닌데,

괜스레 아쉬운 내 마음을 달래고자 하는 의도가 더 큰데

학기 초부터 찍어 온 여러 사진들

예를 들면

친구와 말하기 연습을 하는 모습이나

토론하는 모습,

나와서 발표를 하거나

가끔 춤을 취거나 연극을 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분명 같은 장소 같은 시간

나 역시 동일하게 존재했던 시공간인데도

지나간 사진들을 보다 보면

왜 그렇게 뭉클한지 모르겠다.


10주라는 시간이

시작할 때는 언제 끝날까 싶을 정도로 길 것만 같은데

끝날 때엔 언제 이렇게 빨리 지났나 싶게

쏜살같다.


그래,

쏜살같다는 표현이 딱 맞네.


한번 쏘아버린 화살은 결과가 정해져 있다.

결국 어디론가 떨어져

끝나버리고 말 것이라는 것.

처음 화살을 쏠 때,

과녁이나 목표물을 잘 맞추겠다는

또는

과하게 빗나가게만은 하지 않겠다는

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는

목표나 의식을 가지고 화살을 쏘지

누가

'이 화살을 쏘아졌으니

곧 떨어져 끝나버리고 말 거야!'라고 생각하고

쏘겠는가.


그렇기에 끝을 생각하지 못한 채

지나버리는 시간들, 세월들을

누리지도, 즐기지도 못한 채

어느 날

두둥!

끝이 눈앞에 등장했을 때의 당혹감은,

그저

"엥? 벌써? 끝이라고? 가야 한다고? 이별이라고?

네가? 우리가? 진짜? 하, 거참

이거 세월이 쏜살같구먼!"

이라는 허망한 소리만

내뱉을 수밖에.


쏜살같이 지나버린 10주의 기록들을

5분도 안 되는 영상에 담고

그 앞뒤로 간단한 멘트도 넣어보지만

10주의 추억이 그 짧은 시간에 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그들을 향한 나의 마음을 담는 것도

매우 무리가 있는 일이다.

그러나

몇 년 후,

이 영상들을 다시 본다면

그대들도 나처럼

부디 좋았던 것만 기억하기를.

부족한 선생의 모습은

싹 잊고

따뜻했던 기억만 간직하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어떤 일을 만나든지

"쏜살같이 어느새 끝나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는다면

즐겁고 행복한 일은

아쉬움이 없도록 매우 정열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며

지겹고 어려운 일은

어찌 되었든 끝은 오고야 말 테니

버텨보고 참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싶다.


지금 내게 즐겁고 행복한 일들을

끝장나게 즐겨보자.


지긋지긋한 그것들도

곧 올 마지막을 반갑게 맞이할 준비를 하며

그렇게 그렇게 해내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