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해지는 관계
새벽에 눈을 뜨니 가슴이 쥐어짜듯 시리다. 머릿속에선 아들생각이 가득하다. 몸을 일으켜 잠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없다. 문자도 읽지 않았다. 전화도 며칠째 받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다.
지난 연말 게엄사건이 시작될 무렵에 아들은 가까스로 군전역을 하였다. 최전방에 있던 아들을 만나기보다는 건강하게 지내다 무탈하게 전역하기만 빌고 또 빌었었다. 게엄으로 인해 시국이 요란한 가운데서 용케도 아들은 무사히 전역을 했다. 하지만 전역한 아들은 독립을 선언하고 전역한 지 일주일도 안되어 집을 나갔다. 물론 학교에 복학하려면 집을 떠나 학교 기숙사나 자취방으로 가야 할 것이었지만 복학하려면 한 학기는 지나야 한다. 입대 전보다 딴사람이 되어 전역한 아들의 모습에 찬기운이 쌩쌩 불었고 다정다감했던 모습은 흔적 없이 사라진 듯했다.
그래도 나는 아들생각을 한다. 싹싹하고 다정다감했던 그 시절 아들의 흔적을 말이다.
내가 아들에게 상처를 준 걸까? 연락조차 하지 않는 아들에 대한 생각이 내 무의식까지 장악한 듯하다. 서운한 일이 있어도 가슴에 꽁꽁 쌓아두기만 하는 아들, 서운할 땐 "서운하다", 짜증 날 땐 "짜증 난다", 힘들고 아플 땐 "아프다"라고 표현했으면 좋겠다. 오늘도 아들을 위해 건강하고 씩씩하게 지혜롭고 슬기롭게 행복한 날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