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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eong Apr 13. 2024

인간조건 6

인간으로 살아내기

삶을 견디는 힘

만개한 벚꽃들로 팔달산 자락을 장식한 것이 봄의 축제처럼 행인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따금씩 벚꽃잎의 명을 재촉하듯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댄다.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것이 봄꽃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나 보다.


봄햇살이 따스한 날이면 마음이 울적해진다. 온갖 자연의 생명이 솟아오르는 봄날에 왜 내 마음은 울적하지? 모를 일이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 보려고 산책을 나갔다. 가는 곳마다 산책 나온 인파들로  북적였다.  유모차에 탄 어린아이와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삼삼오오 오붓하게 자연과 어우러진 모양이 진풍경이다.

생명의 활기가 느껴진다. [삶을 견디는 기쁨]이라는 헤르만헤세의 에세이가 떠오른다.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해왔던 것 같다. 새삼스레 답을 얻은 것 같다. '삶은 견디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삶을 견디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많은 무리들 틈에 끼어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지니 어느덧 무거웠던 마음도 가벼워졌다.

오호~ "어울림"이야말로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런가?




인간으로 살아내기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마다 첫 아이 출산할 때를 떠올린다. 꼬박 19시간의 진통 끝에 호흡이 거칠어진 태아가 위태롭다는 진단을 받고 제왕절개로 들어갔다. 산모도 아기도 죽음의 무덤을 거쳐 거듭남의 상태로 두 번째 세상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견뎌내는 그 순간순간이 오금을 절여내듯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그때에도 우린 용케 살아 나왔음을 어찌 잊을 수 있을쏜가!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사이엔 '살아내기'라는 또 하나의 어려운 과정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미쳐 할 수 없었다.

아이와 함께 죽음의 무덤을 다녀왔듯이 여전히 인간으로서 살아내기 위해 고전하는 중이다.

되도록이면 우아하게 삶을 견디며 잘 살아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며 파이팅을 향해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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