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떠오른 새해다!

밝아오는 태양을 보며

by soyeong

2025. 1. 1. 을사년 새해 첫날 아침 동네 앞 산에서 해맞이를 하려는 주민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서성인다. 모두 한 곳을 향해 바라보는 그 시선이 왠지 모르게 연대감을 갖게 한다. 해가 언덕밑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는 모양이다. 7시부터 기다리는데 과연 '해를 볼 수 있을 것인가' 초조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던 해가 주변을 붉게 물들이며 한참이나 뜸 들이더니 정확히 7시 40분쯤 되어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해를 보니 가슴이 울컥했다. 자연의 법칙은 순결할 뿐임을 새삼 느끼는 새해 아침이다. 머리를 드러낸 태양은 온갖 붉은빛을 발산하더니 차츰 가슴을 드러내고 산자락에 걸쳤다가 산봉우리 위를 훌쩍 올라가 하늘에 닿았다. 영롱한 태양을 보니 나는 가슴이 쿵쾅거려 더는 서있을 수 없었다. 두 손을 번쩍 들고 카메라 샷을 연발하며 감탄사를 외쳤다.


"와~ 새해다!"

"또 한 해 동안 잘살아보자!"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자!"

나는 떠오른 태양 앞에서 고개를 조아렸다. 우리는 또 이 한해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스스로 답을 얻지 못해 떠오른 태양 앞에서 연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은 살벌하고 정치권은 비인간화로 치달으며 저마다의 욕망만을 불태우고 있는 것 같아 야속하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는 태극기와 촛불세력으로 두 동강이 났다. 자신들의 이익을 기반으로 한 모습들은 시대의 악이 될 뿐이다. 무엇을 위해 태극기를 흔들며, 무엇을 위해 촛불을 들었는가? 저마다의 외침 속에 깃들어있는 본질을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새해 첫날이지만 온 국민이 미결의 스트레스를 안고 시간이동만 했을 뿐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하다. 속히 일상으로 돌아가 자녀에게 맛있는 떡갈비와 만둣국을 끓여먹이고 가족과 나아가 이웃과도 새해 덕담을 나누는 그런 날을 맞이하고 싶다. 이렇게 소소한 바람조차 실천하기 어려울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무안공항에서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작으나마 을사년 새해는 정숙한 마음으로 슬픔을 함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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