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인선

by 김태광수

장례식장.

너의 슬픔에

그 어느 때보다도 통곡하고 싶지만

어찌된 일인지 눈물이 안 나온다.

삭막한 시간 속

슬픔마저 매말라 버렸기에

널 대하는 내 얼굴은

무정하리라 할만치 굳어버렸다.

같이 고통을 나눠받고 싶다만,

오랫동안 갈라진 이 시간.

이젠 그러지도 못한다.

월곶역 향하는 길.

그림자도

LED 조명조차 차갑게 식어버리는 대리석 발판 위.

구역사의 철길이 녹슬고

신역사의 철로마저

소래포구의 소금바람에 녹슬어버리는

허망한 상상들.

내가 나눌 거라곤 아버지라는 아픈 기억의 공유 뿐.

울어라. 지금 아니면 슬퍼하지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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