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시장은 조용했다.
포장마차의 불빛이 꺼지고, 약탕기들도 자취를 감췄다.
흐르던 냄새가 사라지자 오히려 공기가 비어 있는 듯했다.
이웃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부재처럼, 소문은 그렇게 끝났다.
그날 밤, 하수구에서 김이 솟았다.
겨울로 넘어가는 찬 공기 속에서도 그 김은 따뜻했다.
검은 물 위로 흰 균사가 번져가며 살아 있었다.
그것은 마치 도시가 천천히 호흡하는 것 같았다.
집 안은 여전히 눅눅했다.
벽지는 벗겨지고, 곰팡이는 얼룩처럼 번졌다.
냉장고의 웅웅거림이 멎을 때마다,
세상이 한순간 멈춘 듯 고요해졌다.
밥상 위 전기밥솥은 켜져 있었다.
뚜껑 사이로 김이 올라왔다.
밥 냄새는 따뜻했지만, 어쩐지 오래된 흙냄새가 섞여 있었다.
나는 밥을 푸고, 국을 데웠다.
국물 위에 떠오른 거품을 걷어내려다 멈췄다.
거품은 모양을 바꾸며 천천히 가라앉았다.
텔레비전은 꺼져 있었다.
그 자리에 먼지가 쌓였다.
화면 위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죽은 건지, 자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숟가락을 들어 밥을 뜨며 나는 문득 생각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썩은 냄새가 낯설지 않게 된 것은.
죽음의 냄새가 오히려 식욕을 돋우게 된 것은.
입속으로 밥을 밀어 넣었다.
김이 다시 피어올랐다.
그 안에서 나는 미세하게 곰팡이 냄새를 맡았다.
그러나 괜찮았다.
더는 게워내지도, 토하지도 않았다.
창문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붕에서 떨어진 물이 하수구로 모여들었다.
그 물 위에 떠오르는 거품이,
마치 누군가의 숨결 같았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손금 사이로 쌀알이 하나 박혀 있었다.
그것은 부서지지 않고, 말라붙은 채였다.
그 위에 작은 흰 점이 보였다.
곰팡이였다.
나는 그걸 떼어내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다시 밥을 뜨며 중얼거렸다.
“괜찮아.”
아버지는 내 맞은편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밥을 먹었다.
방 안은 따뜻했고, 김은 천천히 사라졌다.
어디선가 작은 물방울이 떨어졌다.
벽 틈새에서, 천장에서, 혹은 우리 자신에게서.
냄새는 여전했다.
곰팡이의 냄새, 흙의 냄새, 오래된 밥 냄새.
그것들은 뒤섞여 하나의 향이 되었다.
이제 그 냄새 속에서 나는 배가 고팠다.
밖에서는 개가 짖었다.
짖음은 멀리서 메아리처럼 흩어졌다.
잠시 후, 다시 고요가 내려앉았다.
나는 밥을 삼켰다.
그 맛은 익숙했고, 아무렇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