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버린다.
포장, 예의, 자기연민, 고백 서사. 모두 불필요하다.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군 시절 정신과 입실, 학창 시절 자해.
열거는 가능하다. 그러나 서사로 만들지는 않는다.
내 개인사는 작품의 설득력이나 면책 사유가 아니다.
타인에게 감정의 짐을 얹는 방식으로 이해를 구하지 않겠다.
동정도, 정당화도, 변명도 사용하지 않는다.
작품은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
작품이 주인공이다.
독자는 그 세계에 들어오는 유일한 실재자다.
그러나 책임은 작가에게 있다.
서사가 무너졌다면 내 책임이다.
구성이 실패했다면 내 책임이다.
비판을 받으면 수정하거나 폐기한다.
독자에게 의미를 맡기되, 결과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지 않는다.
개인 고통은 창작의 연료일 수는 있다.
하지만 작품의 증거로 제출하지 않는다.
작품 밖에 남겨둔다.
앞으로도 같은 원칙을 유지한다.
내 이야기를 팔지 않는다.
완성도로만 승부한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