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공기,
눅눅하게 젖어 있다.
괜히 굳은 얼굴로
두 사람의 주위를 서성인다.
마주 선 자리엔
아주 얇은 떨림,
그리고 겹쳐지는 체온.
손을 잡는다는 건
말보다 앞서 달려가는 맥박을 공유하는 일.
같이 걷겠다는 약속은
질척이는 땅을 기어이
함께 밟아내겠다는 선언이다.
앞으로의 날들,
결코 매끈하기만 하진 않을 터다.
모서리에 찢기고
느닷없는 폭우에 갇혀
가끔은 발이 깊게 빠지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바란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끝내 버티는 뿌리 하나쯤은
서로의 가슴에 남겨두기를.
사랑은
천둥처럼 번쩍일 때보다
저녁 식탁 위 밥물에서 오르는 김처럼 기척 없이 피어오를 때 더 깊어지는 법이니.
그 온기, 부디 쉽게 식지 않기를.
잡은 손,
제복의 무게를 버티게 하는
차가운 쇳덩이의 감각 말고
천천히 스며드는 살결의 기억으로
오래도록 서로를 지탱하기를.
오늘 내리는 이 비가
두 사람을 아주 조용히 적셔,
서로의 안쪽으로
더 깊숙이 스며들게 하기를.
-2026년 3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