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인도살이

(인도살이 30 - 인도에는 어떤 신이 있을까?)

by 아름다운 이음

어린 시절 설 명절이면,

뽀얀 사골 국물에 쫄깃한 떡살과

속을 가득 넣어서 빚은 만두까지 넣어서

맛있게 먹었던 떡국이 떠오른다.


그리고 꼬치 전, 동그랑땡, 산적, 두부 전까지

집 안에 기름 냄새가 가득했고,

설 당일 아침에는 곱게 한복을 입고

차례를 지내던 모습이 생각난다.


지금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의 명절은

괜히 기다려지고, 설레고, 풍요로운 하루였다.


그 시절 명절의 즐거움 속에는

음식을 준비하느라 고생했던

할머니, 엄마의 노력이 있다는 것을

지금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말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명절을 보내는 모습은 조금씩 변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설은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친척이나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는

우리 고유의 명절로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이 무렵이면, 한국이 더 그립다.

맛있게 먹던 명절 음식도...



한국은 이미 설 연휴가 시작됐지만,

인도에 있는 우리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어제인 2월 15일,

저녁부터 밖이 시끌시끌했다.

원래 인도인들은 흥이 많은 민족이니까

밤에 불꽃놀이를 하나 생각했는데,

어제가 힌두교 시바신을 기리는 전야제였던 것이다.


인도의 축제는 종교적으로

모두 힌두교 신들과 연결돼 있는데,

이번에는 어떤 신일까? 자료들을 찾아봤다.


그 내용을 정리해 보면,

힌두교에는 아주 많은 신들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신은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 신으로

트리무리티(Trimūrithi, 삼주신)라고 한다.


이들은 우주의 창조, 유지, 파괴를 주관하는데,

그중에서도 파괴와 재생을 담당하는 신,

시바신의 탄생일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바신의 파괴는 단순히 부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창조를 위한 과정이고,

그래서 명상과 요가의 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시바와 그의 아내 파르바티, 네이버>


우리의 설 명절처럼

인도에서는 매년 시바신의 탄생일(2월 19일)에

금식과 기도, 자선과 자기 성찰을 하고,

시바신을 위한 "마하 시바라트리' 축제를 열고 있다.


전야제 행사에서는 시바신을 믿는 신도들이

각 사원에 불을 지피고 축제를 벌이는데

그 전야제가 바로 어제였던 것이다.


홀리나 디왈리처럼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게 내면을 돌아보는 축제하고 하니까

본 축제인 2월 19일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리고 시바신의

명상과 내면의 평화를 상징하는 모습이

자신을 돌아보고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고

인도인들은 믿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 속에도

환인, 환웅, 단군왕검부터 산신이나 용왕,

성주신, 삼신할머니, 저승사자, 염라대왕, 도깨비까지

오래된 신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인도의 시바신은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인도인들이

여전히 믿고 따르는 신념이고,

현대에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게 신비롭다.


인도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신기한

인도인들의 일상과 내면이다.

월요일 연재
이전 06화태어난 김에 인도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