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52. 물새는 천장
Tuesday, July 29, 2025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천창에 이상한 자국이 생기기 시작했다. 뭔가 샌다는 의미일 텐데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집이었다면 다들 그렇게 간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근데 명색이 코스트코인데 누구 하나 신경 쓰고 있지 않고 있었으니 지금은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물론 비가 새는 건 아닐 거다. 며칠째 날씨 좋은 날이 계속되고 있으니. 오늘같이 해가 쨍쨍한 날에 무슨 비가 원인이라 하겠는가. 원인은 냉방기. 놀랍지도 않다. 그렇게 에어컨을 추워 죽을 정도로 틀어대는데 이상이 생기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근데 왜 하필 우리 부서지?
현재 우리 부서의 매니저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나도 얼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분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었는데 마침내 직원들이 의기투합해서 매니저 업무태만에 대한 불만을 제출하기로 했다. 한두 명씩 보고 겪었던 일들을 장문의 글을 써서 본사에 이메일을 보내기로 했다. 이렇게 일을 서두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 부서의 "스파이"역할을 하고 있는 직원이 매니저와의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빠르면 9월에 그만두거나 스텝다운을 한다는 소식. 듣던 중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은 지난 6월에도 있었기 때문에 아직 기뻐하기는 이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의기투합하는 것이다. 그전에 그만두더라도 이 매니저의 행태를 보고해야 회사입장에서도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까하는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특별히 해고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회사는 그냥 넘어갈게 뻔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 사람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으니 '관찰'을 해달라는 것이다. 매니저라는 직책을 남용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는데 지쳤다. 오죽했으면 이 편한 부서를 떠나고 싶을 정도일까. 나도 이미 다른 부서에 지원을 한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매니저만 없으면 계속 일하겠는데 그게 쉽지 않다. 그냥 무시하고 내 할 일 하면 된다고 매번 주문을 외우지만, 마치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신고라도 해야 하는 심정이 생기는 것처럼 이 매니저의 행태를 보면 참을 수가 없다. 사람이 도덕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바로 잡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한낫 직원이 무슨 힘으로 매니저급을 퇴출시킬 수 있겠는가. 그래도 시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증거가 모이면 힘이 생긴다. 우리는 그 증거를 이미 수집했고 이제 증거가 힘을 바랄 차례다. 기대해 본다. 작은 변화의 힘은 기다림에서 시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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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