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68. 왜 내가 해야 하는 거냐고
Thursday, August 14, 2025
이번 주 토요일이 inventory 하는 날이다. 1년에 2번 실행하는 재고조사날. 4분기 마지막 달이기 때문에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모든 재고조사를 끝내야 한다. 이 부서에서 재고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3번째인데 우리 부서는 재고조사를 할 만한 물건이 그다지 없기 때문에 다른 부서에 비해서 언제나 일찍 끝났다. 굳이 밤늦게까지 남아서 물건을 샐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달라졌다. 나만 스케줄이 밤 11시까지 잡혀 있는 것이다. 일단 우리 부서 재고조사가 끝나면 다른 부서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그렇게 시간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왜 내가 남아야 하는 거냐고...
작년에 나 혼자서 우리 부서 재고 조사를 했었다. 일하는 중간중간에도 충분히 끝낼 수 있었고 아무래도 혼자서 다했다 보니까 매니저가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모양인데 난 그것도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없으면 아무도 안 시킬 것인가? 돌아가면서 시켜야 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어차피 떠날 매니저라 뭐라고 따지지는 않았다. 일종의 선의를 베푼다고 생각하고 아무 말 안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그 어색한 시간을 또 같이 보내야 한다는 게 더 괴롭다. 매니저는 알고 있는 걸까. 우리 때문에 자기가 그 꼴이 됐다는 것을.
그래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건가? 그러면 더 좋다. 사실 retaliation이 더 처벌대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예 코스트코를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냥 노가리 까면서 설렁설렁 재고조사하는 걸 도와주면 되니까. 그리 부담 갖지 말자. 언제나 마이너스인 부서가 있는가 반면에 우리 부서처럼 오차범위가 없는 부서도 있으니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나를 이용한 대가는 코스트코 푸드코드 피자면 될 것 같은데. 기대해 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