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발하는 날

EP359. 10분 컷

by Sonya J

Monday, November 3, 2025


한 달에 한 번, 나는 남편의 머리를 직접 잘라준다.

코로나 이후부터 시작된 습관인데, 이제는 완전히 자리 잡았다. 처음엔 나름 스타일도 고려하고, 모양을 잡아주려다 보니 20분 넘게 걸렸지만,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다. 거의 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로 깔끔하게 정리하기 때문에 10분이면 끝난다.


남편은 탈모기가 있어 머리숱이 많지 않지만,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는 편이라 한 달에 한 번은 꼭 잘라야 한다. 특히 옆머리를 짧게 다듬어야 정수리 부분이 덜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르는 것보다 짧게 유지하는 게 훨씬 낫다. 머리가 일정 길이 이상 자라면 정수리 부분이 더 눈에 띄어서, 남편도 그게 싫은지 머리가 조금만 길어져도 바로 “이번 주에 잘라줘”라고 부탁한다.


사실 이런 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남편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늘 나에게 맡긴다. 귀찮을 때도 있지만, 돈도 아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 생각하면 괜찮다. 게다가 머리는 자르고 나서 일주일쯤 지나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 보기에도 더 좋다.


여기 캐나다에서는 남자 머리도 한 번 자르면 30달러 이상, 팁까지 포함하면 더 비싸다. 그 돈 아껴서 집에서 해결하니 훨씬 실속 있다. 여자처럼 머리를 길게 기를 수도 없는 남편에게는 나의 이발 실력이 꽤 고마운 일일 것이다.


이제는 10분 만에 끝내는 남편의 이발이 어느새 나의 또 다른 기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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