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캐나다 여권

그리고 안녕, 대한민국

by Sonya J

2022년 4월 26일. 드디어 정식으로 시민권자가 되었다. 시민권자가 되기로 결심하기 전, 나는 선택의 길로에 서있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할 것인가, 지킬 것인가.


대한민국은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는 국가이다. 아마도 군대때문인가? 그렇기 때문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캐나다 시민권자로 살 것인가 아니면 캐나다 영주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것인가.

캐나다 국적을 선택하는 순간, 대한민국 국적은 포기해야 했다. 캐나다에 살면서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 모든 단점을 커버해 줄 만큼 나는 캐나다에 사랑에 빠졌다.


시민권을 취득한 동시에 나의 대한민국 국적은 소멸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적상실신고를 해야 한다.

국적상실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캐나다여권 또한 필요하다.


시민권 취득 후 바로 다음 달에 여권을 신청하기 위해서 Service Canada로 갔다. 하지만.. 팬데믹 영향으로 인해 신청하는데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보통은 예약을 하지 않고 가도 바로 여권 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 예약조차 받아주지를 않고 무작정 가서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었다. 당시, 여권을 신청하기 위한 대기줄은 몇 시간을 기다려도 줄지 않았다. 5월임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날씨를 견딜 수 없어 포기하고 우편으로 보내는 것을 택했다.


보통 여권을 신청하면 한 달도 안돼서 받을 수 있는데 나는 무려 5개월이나 기다리고 나서야 받을 수 있었다. 팬데믹 규제가 점점 풀리면서 갑작스럽게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작업량이 많아졌고, 팬데믹으로 인해 레이오프 된 직원들이 많았던 시기라 일을 처리할 직원들도 부족할 때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서둘러서 여권을 신청했는지 모르겠다. 여행을 갈 것도 아니었는데.. 아마도 혹시 몰라하는 심정이었던 같다. 만약, 한국을 급하게 가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이제는 캐나다 여권이 없으면 갈 수 없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한국 여권을 사용했다가는 페널티를 받을 수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어디에도 없나 보다. 그렇게 5개월을 기다리고 나서야 캐나다 여권을 받았다. 감회가 새로웠다. 정말로 나도 이제 캐나다 사람이구나.


이제 남은 건 한국국적상실 신고다. 필요한 서류들을 챙겨서 주밴쿠버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갔다. 준비한 서류들을 제출하고 나서야 모든 절차가 끝났다. 2022년 11월 1일. 대한민국 국적상실신고를 완료했다.

보통 5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야 모든 대한민국 가족증명서에서 국적상실이라고 표시된다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2016년, 캐나다를 향해 달려왔다. 어느 누구도 내 미래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똑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6년이 지나서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하겠지. 캐나다에 살아서? 한 가지 말해주고 싶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누가 어디에 살고 있다고 부러워할 필요 없다. 나는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기 위해 그 꿈을 쫓아왔을 뿐이다. 6년 동안 빠짐없이 열심히 살았더니 여기 내가 이렇게 있다. 당신도 그렇게 살 수 있다.


어찌 6년이란 세월을 단 12편의 글로 완성할 수 있겠는가. 다 표현할 수없고 다 전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전한 글들은 진심을 전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싶다. 진심이 통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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