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민권자 되다.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Willingdon Church에서 한인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나는 유일한 '유학생'신분이었다. 다들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들이었다. 대부분의 한인들이 이민을 와서 영주권을 취득하고 시민권자가 된 케이스들이었다. 과연 어떻게 영주권을 취득했을까. 다들 각자의 방법으로 영주권을 취득해서 시민권자가 되겠지. 캐나다에 유학 오면서 영주권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들의 방법은 나에게 안 통할테니까.
그렇게 3년이 흘러, 2019년도에 나도 영주권자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사람일은 모르는 거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는 시민권자 되기로 결심했다. 영주권자가 시민권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 동안 영주권신분으로 캐나다에 머물러야 한다. 그사이에 캐나다 밖에 나간 경우, 그만큼 머문 기간이 차감된다.
캐나다에는 영주권자들이 캐나다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ISS of BC (Immigrant Services Society of BC)가 있는데 그곳에서 시민권 신청방법에 대한 세미나가 있어서 참석했었다. 아직 2년밖에 캐나다에 머문 기간이 안되기 때문에 자격이 안되지만 미리 알아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였다. 세미나를 통해 3년이란 기간은 영주권이전도 포함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말 즉슨, 영주권자 된 지 2년 플러스, 그전에 머물렀던 시간들 포함(2016~2018 +2019~21). 최소 영주권자로서 2년이 지났다면 나머지 시간은 그 이전 기간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사실. 우연히 참석한 세미나 덕분에 빠르게 시민권 신청을 시작했다.
시민권 신청은 영주권만큼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 다만 영어점수가 필요하고 시민권 시험을 치러야 한다. 다행히 나에게는 이미 High School Deploma가 있었기에 영어점수는 필요하지 않았다. 시민권 시험만 준비하면 됐다. 시험은 캐나다에 대한 기본 역사와 전통에 대한 시험인데 시험용 책자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그것만 열심히 공부하면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만만하지 않기에 공부는 꼭 해야 한다. 총 20문제 중에 15개까지가 커트라인인데 다행히 나는 20문제 전부 맞춰서 안전하게 시험에 통과했다.
그렇게 신청한 지 1년이 지나고 2022년 4월 26일, 드디어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했다. 보통 최종 레터를 받으면 한 장소에 모여서 선서식을 하는데 그 당시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선서식이 ZOOM으로 대체되었다. 선서식 할 때 생긴 에피소드가 있는데 오른손을 들고 선서를 할 때 화면에 모든 사람들이 왼손을 든 것처럼 보이길래 나도 따라서 외손을 들고 선서를 했는데 개인 DM으로 사회자가 오른손으로 바꿔달라고는 메시지를 받았다. 알고 보니 미러링이 안되어 있어서 전부 반대로 보였던 것이다.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우역곡절(?) 끝에 모든 선서식을 마치고 캐나다에 머문 지 총 6년 만에 드디어 정식으로 캐나디안 시민권자가 되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2019년 4월 26일 날 영주권을 따고 2022년 같은 날 시민권을 땄다.
캐나다 시민권자가 되었다고 내 생활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지만 내 mindset은 달랐다. 이제 나도 이방인이 아닌 정정당당한 캐나다 시민으로서 캐나다에서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나를 변화시켰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시민이 아닌 캐나다 시민으로서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그런 기분 아는가?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는 기분. 아무도 관심 없을 내 인생 스토리지만 누군가는 부러워하고 있을 거라는 그 착각마저 나에게 자부심으로 돌아온다.
이제 마지막 스토리하나가 남았다. 더 이상 대한민국 여권을 사용할 수 없는 신분으로서 캐나다 여권을 신청하는 에피소드로 웰컴투 캐나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한다. 이 또한 쉽지 않은 여정이었기에 나누고 싶다.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