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2.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20살이 되던 해, 유학을 가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캐나다에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가족, 지인들이 반대한 결혼이었지만 그 친구는 뜻을 굳히지 않았다. 캐나다 시민권자와 결혼한 그 친구는 배우자 영주권을 신청했다. 그러나 1년이 채 되지도 않아서 이혼을 하게 되었다. 결국 영주권신청은 물거품이 되었다.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이며 영주권 신청에 들어간 비용들이 한순간에 재가 돼버렸다. 그 모든 과정을 나는 가까이서는 아니지만 멀리에서나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그 친구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우울에 빠져 있는 그 친구를 위해 캐나다에 오기로 결심했다.
캐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민 정책 또한 매번 바뀐다. 예를 들어 그 친구가 배우자 영주권을 신청했을 당시의 정당은 Conservative 보수당이었다. 보수당 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최소 3년 이상 영주권승인기간이 걸린다고 했으니 이민정책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3년이란 기간을 견디지 못한 채 그 친구의 신청서는 취소가 되었다. 이런 사례가 종종 있기에 아마 그리 기간이 길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신청할 당시의 정권은 Liberal 자유당이었는데 좀 더 이민정책에 개방적이었고 승인기간도 1년으로 줄이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감사하게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1년 안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신청기간 동안 비자가 끝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에 프로세스 하는 동안 2년짜리 오픈 워크퍼밋이 나온다. 그러면 기다리는 동안 취업도 할 수 있고 서류에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1년 안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드디어 2019년 4월 26일, 영주권이 승인되었고, 마지막으로 최종 인터뷰를 하러 가게 되었다. 이날은 무조건 배우자와 함께 이민국에 찾아가야 하는데,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중간이 이혼을 했을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영주권이 승인되었다 하더라도 이 마지막 인터뷰에서 최종 결정이 되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승인 도장을 찍어주기 전까지 절대로 웃지 않았던 그 면접관의 표정.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마지막에 승인 도장을 찍어주면서 면접관이 "congratulations" 하는 순간, 당연히 될 줄 알았으면서도 불안했던 그 감정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해 노예처럼 울며 겨자 먹기로 LMIA(Labor Market Impact Accessment)를 신청할 필요도 없었고, 영어 점수를 높이기 위해 매번 영어시험을 치를 필요도 없었다. 캐나다에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와 결혼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장점 때문에 사기결혼이 성행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그 많은 서류들을 준비해야 했던 것이다.
결혼은 내 인생엔 없을 줄 았았다. 결혼하는 사람들을 마냥 신기하게 바라봤었다. 캐나다에서 돈을 벌 생각도 없었다. 돈을 벌게 되면 제대로 캐나다를 즐길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저 오래 머물고만 싶었다. 그랬던 내가 캐나다에서 결혼을 하게 되었고 영주권자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았다. 영주권자는 말 그대로 캐나다에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사람이다. 집도 사고 일도 할 수 있지만, 영주권자는 시민권자가 아니다. 그래서 만약 내가 무슨 사고나 사건에 연루될 경우, 캐나다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주권자는 그 나라의 시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추방될 수 도 있다.
내가 아는 지인은 오래전에 영주권을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한국에 자유롭게 오가고 싶어서였다. 여전히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한국의 모든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영주권자이기에 캐나다도 자유롭게 출입국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시민권을 따고 싶었다. 나는 안전하게 이 나라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는 시민이 되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이란 나라는 나를 지켜주지 않을 테니까.
시민권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영주권자로서 최소 2년 동안 캐나다에 머물러야 한다. 이제 내 목표는 시민권자다! 2년 동안 열심히 살아보자! 2년 뒤에 다시 보자!!! 다음편에서 시민권자가 된 삶에 대해 나누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