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 한달차
벌써 Hearing Aid Center에서 일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걸을 다시 한번 느낀다.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때 과연 내가 이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단순 작업이 아닌 전문적인 지식과 나름의 신중함이 필요한 이 부서에서, 지금까지 전혀 다른 환경에서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우려를 동시 느끼면서 일하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2주 동안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책했던가.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것도 벅차지만 영어로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는 writing까지 신경 써야 하는 그런 환경이 정말 부담스러웠다. 아는 영어도 제대로 안 나오고 당일에 했던 모든 업무를 글로 남겨야 하는 새로운 이 상황. 한 번에 여러 개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이 작업 공간에서 날마다 수축해져 가는 내 모습.
그 모든 과정을 한 달 동안 겪고 나니, 이제야 숨을 돌릴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처음에 부담스러웠던 전화 업무 또한 슬슬 적응도 되어가고, 기록을 남겨야 하는 작업도 종종 chat gpt를 이용하면서 미숙한 나의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러모로 쓸모 있다. Chat GPT.
1년마다 부서를 이동하면서 새로운 부서에 도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거쳐 지나간 부서 중에서 이 부서가 제일 마음에 든다. 각각 부서마다 특징이 있어서 나름의 장단점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이 부서가 최고인 거 같다.
1. 오전 스케줄을 주로 받는다.
연차 수가 높을수록 좋은 shift를 받는데 그동안은 클로징 shift를 받아왔었다. 밤늦게 끝나는 것에는 적응을 했지만 그래도 오전 스케줄만 한 것이 없다. 부서 특성상 오전 시간대가 바쁘기 때문에 일을 시작한 이래로 거의 오전 스케줄을 받았다. 그 말 즉슨, 남들 일할 때 먼저 퇴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부서 직원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받으면서 기분 좋게 퇴근할 수 있다는 사실. 아무리 클로징 스케줄을 받아도 코스코 영업 종료시간과 동일하게 끝나기 때문에 남아서 뒤처리할 일이 없다. 늦어봤자 저녁 8시 30분이면 퇴근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이 부서가 가진 큰 장점이라 하겠다.
2. 고객들과 실랑이할 일이 별로 없다.
부서 특성상 특정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 클리닉과 마찬가지로 청력검사나 보청기 구매를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딱히 부딪힐 이유가 없다. 물론 어딜 가나 진상인 고객들이 있지만 다른 부서에 비해 customer service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말 그대로 이 부서의 업무만 신경 쓰면 된다. 실제로 일하고 있으면 내가 지금 코스트코에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물건을 찾는 사람들을 도와줄 필요도 없고 컴플레인을 받아줄 필요도 없다. 그냥 일반 클리닉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객들에게 시달렸던가. 대부분 오는 사람들이 노인들이라서 예의만 잘 갖춰주면 별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다.
3. 앉아서 일할 수 있다.
그동안 거쳐갔던 부서들은 다 서서 일을 했었다. 서서 일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이 부서만큼은 푹신한 의자가 있기 때문에 앉아서 사무적인 업무를 할 수 있다. 전에 멤버십에 일했을 때 컴퓨터 앞에서 일하면서 나름 작은 오피스 같다면 좋아했었는데 여기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앉아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가 있는 부서라는 거다. 물건을 찾으러 돌아다닐 필요도 없이 한 곳에 앉아서 일을 할 수 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활동량이 적어지다 보니 왠지 살찌는 기분이 들기 시작하더이다. 그것만 빼면 하루 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로함 없이 잘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갈 수 있다.
4. extra 시간을 요청할 수 있다.
멤버십에서 일했을 때는 그만큼 추가시간을 더 받을 기회가 적었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인정받아도 시간을 안 주면 일할 의욕 또한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번에 부서를 이동함으로써 멤버십 매니저에게 추가시간을 부탁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파트타임이라 풀타임 시간을 못 받지만 그대로 HAC에서는 30시간 이상을 기본으로 주기 때문에 돈을 더 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제는 내가 다른 부서이기 때문에 그전 부서였던 멤버십 부서에서 사람이 필요하면 도와줄 수 있는 포지션이 되었다. 한번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도, 특히 멤버십은 경력이 있는 사람 위주로 추가시간을 주기 때문에 나 또한 요청할 수 있다. 물론 요청한다고 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필요하다면 쉽게 받을 수 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수입이 급증했다. 부서 이동이 내 수입 증가에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내가 오기 전 그 전임자가 했던 말 중에 짧은 2주 트레이닝이 끝나면 너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거라 했다. 이 부서는 clinician 을 제외하면 4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 일할 경우가 많다. 트레이닝 기간이 끝나서도 나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준비가 된 거 같다. 다음 한 달을 더 기다려본다. 얼마나 발전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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