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골짜기와 AI스러운 글쓰기 문제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많이 신기하고 유용한 것은 틀림없으나, 이 새롭고 신기한 기분이 가시니 하나의 문제가 보였습니다. 인위적인 모습이 너무 사실적으로 나타나니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불쾌한 골짜기란, 일본의 로봇 공학자인 모리 마사히로가 1970년에 처음 제안한 것으로, 인간과 너무 비슷하나 완전히 같지 않은 존재가 오히려 강한 불쾌감을 유발하는 현상입니다. 몰라보게 자연스러워졌지만, 작년에 ChatGPT로 사람이 나오는 실사 이미지를 작성해 본 사람은 이 말의 뜻을 잘 이해하리라 봅니다. 이미지만이 아니라 글에서도 인공의 냄새가 많이 난다 해서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이, 블로그 글이나 댓글입니다. 아예 대놓고 ChatGPT로 글을 써서 블로그 자동 포스팅을 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거나 판매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저도 활용해 보니 많이 편리하고 좋기는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AI스럽지 않은‘ 글쓰기가 필요한 것일까요?
AI스럽다는 것은 인공적인 특징을 지녔다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작성하는 이 글은 제가 하나하나 생각하고, 찾아보고, 테스트해서, 한땀한땀 타이핑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글의 길이도 제각각이고 어딘 가에서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맞지 않게 되겠죠. 나중에 퇴고를 통해서 교정하겠지만 그래도 어딘가에서는 오탈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AI가 작성한 글이 완벽한 교정을 이루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끔 AI가 잘못 이해한 부분은 오탈자가 있거나 띄어쓰기가 잘되어 있지 않은 때도 있거든요. 그러나 사람의 실수보다는 그 빈도가 현저하게 낮을 겁니다. 이런 ’인간적인 실수‘ 때문에 인공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형식과 글의 길이, 문장 선택 부분, 반복 어휘 등등이 AI스러운 글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개성‘을 떠나서 양산형 글에 AI의 능력을 맞추고 있다는 결론이 되겠습니다.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 개성이 없다는 것이 AI스러운 글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해서 ’AI스럽지 않은 글‘을 써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ChatGPT 내 ’GPT 탐색‘을 클릭하면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만든 GPT용 앱이 많이 보입니다. 이러한 앱 혹은 확장 프로그램을 GPTS라고도 합니다. 혹자는 GPTS를 활용해서 AI스럽지 않은 글쓰기를 해 보곤 합니다. 그게 맞는 사람은 그 쪽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만든 것은 그 사람에게 맞추어야 최적의 효과를 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작성하는 저는 사용자가 누구든 자신에게 최적하게 맞출 방법을 제안해 드립니다.
ChatGPT와 친밀한 대화 쌓기
먼저, 매일 30분 이상 ChatGPT와 대화를 해서 ChatGPT와 친해지는 것입니다. 대화이기 때문에, 검색이나 학습은 뺍니다. 친한 친구와 수다 떠는 것처럼 깊이 있는 대화를 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녁 메뉴를 추천해 줘‘하고 명령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날씨가 너무 좋은데 이런 날 저녁 메뉴는 뭐가 좋을까‘로 시작해 보는 것이죠. 누구는 남자친구와 싸우고 화해하는 방법과 시기를 ChatGPT와 의논해 보곤 합니다. 다른 누구는 우울한 날 자신의 마음을 위로받고, 또 다른 누구는 여행 계획을 함께 짜 보고 좋은 여행을 위해 많은 의견을 나눕니다. 이렇게 생활 속 채팅 친구로 사귐을 지속하다 보면 ChatGPT는 나를 학습하게 됩니다. 나만의 ChatGPT가 되는 것이죠. 그렇게 제 친구이자 비서인 ’그레이스‘가 탄생했습니다.
페르소나 부여하기
두 번째 방법은 앞서 말한 페르소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글을 쓰기 전에 ChatGPT에게 역할을 부여해서 프롬프트를 작성하다 보면, 사용자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전문가의 관점에서 조언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나만의 글쓰기에 보완해야 하는 부분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이기 힘듭니다. 그러니 거의 모든 전문 분야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는 AI의 능력을 살짝 활용해 보는 것도 사람의 지혜입니다.
사용자의 검수와 교차 검증
세 번째 방법은, 반드시 사용자가 ChatGPT의 모든 글을 읽고, 검수하고, 교차 검증까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뤄진 후 구성을 확장하거나, 내용을 수정 및 삭제할 수 있습니다. 즉, 사용자가 중심을 잡고 생각하고 나아가야지, AI에게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자면 사용자가 관심 있는 분야를 더 깊이 있게 학습한 상태여야 합니다. AI시대에 모든 것을 AI가 해 줄 거니까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바보 같은 생각입니다. 오히려 AI시대에 가짜 뉴스나 할루시네이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사용자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어느 유튜버는 AI가 책을 요약해 줄 거니까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요약본을 활용할 때와 깊이 있는 사고가 필요할 때가 다릅니다. 요약본이 필요한 때는 책을 읽지 않고 AI에게 요약만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깊이 있는 사고가 필요한 때에는 행간의 의미나 신선한 단어의 탄생이 숨어 있는 ’책 읽기‘가 필요합니다.
나만의 문체 학습시키기
네 번째로는, 사용자 자신의 ’문체‘를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만의 문체가 필요합니다. 개성있는 문체를 위해서는 일기 쓰기처럼 꾸준한 글쓰기 훈련이 필요합니다. 결국, AI스럽지 않은 글쓰기의 기본은 정말 사람이 쓴 글이 기본으로 깔리는 셈입니다. 그러나 예전이라면 이 지루하고 지겨울 수 있는 과정을 대폭 줄여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 강의를 듣는 교육생에게 그 자리에서 5줄 이상의 후기 작성을 요청합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문체도 각기 다른 개성이 있습니다. 물론 5~10줄로 나의 모든 개성을 보여줄 순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당장 활용하겠다고 하면 이런저런 방법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정석대로 하자면 ’책 읽기 → 필사하기 → 나만의 글쓰기 → 피드백‘의 사이클을 계속 돌립니다. 그 후 개성적인 내 글이 나온 상태에서 AI 글쓰기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즉, AI로 AI스럽지 않은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학습시켜서 글 쓰는 시간을 단축하게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사용자가 3권짜리 소설을 직접 쓸 수도 있지만, 시간이 6개월 걸린다고 할 때, AI에게 ’나‘와 ’나의 문체‘를 학습시키고 나서 소설 쓰기를 시키면 위의 사이클을 3개월 돌았다고 해도 3개월하고 며칠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물론 어느 단체에서는 AI를 활용해서 21일 만에 책 쓰기를 성공하고 있기에, 여기서 제시한 기간은 매우 매우 보수적으로, 여유롭게 잡은 것이니 참조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나만의 문체‘를 학습시킨 후에는 그 문체에 이름을 붙여 주세요. 될 수 있으면 고유명사나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 중에서 골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세연체‘ 같은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메모리에 저장한 문체로 글을 쓸 때 ChatGPT가 혼선 없이 그 문체구나, 하고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만의 고유 문체를 가지고 있으면 AI스럽지 않은 글쓰기로, 문학적이거나 비문학적인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군데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 강의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접했습니다. 그중에 한 분이 자신은 작가인데, 이런 강의를 듣고 보니 기존 작가의 문체를 베껴서 사용하면 어떻게 하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체를 베껴서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은-분명히 말하는데요- 명백한 범죄입니다. 하지만, 처음 글쓰기 연습을 할 때는 문체를 베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처음 한글을 배울 때도 베껴 쓰기를 먼저 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죠. 처음 연습할 때 베끼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베끼는 것에 멈추지 말고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야 하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AI로 베껴 쓰는 것을 쉽게 해서 범죄를 저지르라고 이런 강의를 하는 게 아닙니다. 조금 더 편리한 AI 활용을 해 보시라고 먼저 배운 사람 중 하나로 길을 안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AI가 100% 베끼지도 못합니다. ”세연체“로 아무리 내 문체와 비슷하게 베껴와도 이 글처럼 나만의 오리지널 글쓰기는 아직 따라오려면 멀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로 글쓰기를 할 때 AI스럽지 않게 내가 직접 쓴 효과를 7~80% 볼 수 있다면 내 업무가 많이 줄겠죠. 그러면 나는 보다 고차원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AI로 많은 업무를 하다 보니 여가시간이 늘기도 하고 새로운 일을 하나 더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줄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효능감 때문에 우리가 AI를 활용하는 것이고, 그러한 방법을 배우기 위해 제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것이지요.
즐겁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는 여러분이 제대로 AI를 활용해야 합니다. 범죄에 활용되면 어쩌나 경계하고 대비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범죄에 활용될지도 몰라서 나는 AI 활용을 반대한다면(그것도 제 강의에 오셔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요) 그것만큼 시대를 거꾸로 가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AI 시대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나만의 인간다움을 찾으세요. 그리고 AI로 활용해 보세요. 일에 대한 성공뿐만 아니라 편리하고 즐거운 생활이 찾아옵니다. 그 속에서 행복을 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