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요지

한 톨의 온기도 없는 하늘에서 부유하듯 눈이 떨어졌다. 그 눈을 따라 도시를 보았다. 아름답고 반짝이는 생명이 눈에 비쳤다. 아니, 진짜 반짝이는 생명일까? 그냥 어렴풋이 만든 그림일까? 어느 쪽이든 내가 닿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죽고 싶다는 일렴하나로 석 달을 살아왔다. 살 이유를 찾으려 했지만 딱히 필요 없었다. 오히려 불쾌했다. 살아갈 이유를 찾는 다라, 나는 애당초 살면 안 되는 존재여서 그런 거 같으니까.

거대한 마침표가 떨어졌다. 나도 따라 떨어지려 옥상에서도 가장 꼭대기로 올라갔다. 씁쓸한 바람에 볼이 아렸다.


마지막으로 눈을 감을 때였다.


“서유화!”


거친 숨소리와 함께,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바람을 뚫고 귀에 박혔다. 돌아볼 필요도 없었다. 왜 너는 늘 내 예상 바깥에 있을까.


굳게 닫혔던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눈밭을 뚫고 달려온 명하진이 보였다. 미친 듯이 달려온 듯 그의 머리카락과 털 니트에 하얀 눈송이가 잔뜩 엉겨 붙어 있었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절규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 처음보는 얼굴이였다. 그는 숨을 고를 틈도 없이 나를 향해 다가섰지만, 감히 손을 뻗지는 못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우리 같이 죽자. 내일 이어도 좋으니까.”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