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너무 급했고 나는 지쳤나 보다

나도 휩쓸렸다

by 요지

세상은 분주하다


비행기 엔진 소리

차들의 고함 소리

바쁜 타자 치는 소리


사람들은 그렇게 빠른 세상을 잡으려고

다양한 소리를 만들었다


나도 휩쓸렸다

태어나고 어린이집에 가고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보았다


그런데 조금은 지친 것 같다

내가 지나온 흔적을 보지 못하고

넘어야 할 벽으로 그늘져있었으니까


습한 구름과

귀찮은가 소리를 내는 선풍기와

방충망을 흔드는 바람소리

그리고 그 사이에 끼는 새소리


세상은 이런 것들을 알지 못하게

톱니바퀴를 돌린다


나는 거기서 잠시 빠져나온 못이 되었다

제대로 일어서지도 뾰족하지도 둥글지도 않지만

잠깐은 괜찮기를


세상은 너무 급했고 나는 조금 치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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