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8시쯤 집을 나서서 집의 주차장을 지나면 라디오를 켠다. 나는 EBS Moring Special을 주로 듣는다. 게스트 샘이 누가 언제 나오시는 지는 모르지만 Ray샘을 좋아한다. Moring Special이 시작될 때 무모한 문장으로 나에게 화두를 준다. 무모한 문장은 한국어로 주고 그걸 영작하는 식인데 나는 20%도 못 맞춘다. 가끔 무모한 문장이 생각날 때 모닝스페셜 인스타 가서 복습을 하곤 한다.
Moring Special에서 알려주는 뉴욕타임즈의 문장은 사실 뭔 말인지 잘 안 들린다. 나는 단어 설명해 주는 예문을 주로 듣는 편이고 그 단어를 쉽게 설명해 주는 게 인상적이어서 Moring Special을 듣는다. 어렵게 영어공부를 했지만 회사에서는 숫자로만 업무를 하다보니 영어 쓸 일이 거의 없다. 가끔 캐나다에 보험 갱신할 때 외국인하고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짜내어 매일 쓰는 것 이외에 영어를 쓸 일이 전혀 없다.
Moring Special에서 많은 단어가 기억이 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despite였다. 나는 한국말을 쓸 때 "-임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을 잘 안쓴다. 영어에서는 "불구하고"가 꽤나 나오는 것 같아, 무슨 뜻인지 잘 와닿지 않아 국어사전으로도 꽤나 찾아봤던 것 같다. 그런데 Morning Special에서 "not expected"를 알려주었고 나는 "-임에도 불구하고"를 이 단어로 이해한다.
나는 소음에 예민해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애용하는 편이다. 특히 대중교통을 탈 때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자주 쓰는데 이게 19일 자로 Moring Special 기사에 딱 났다.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이 신경학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해서 잘 안 들리지만 열심히 들었다.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끼면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이게 그런 건가 보다. 나중에 이거는 좀 찾아봐야겠다.
최샘이 중간에 'let's take a brake'라고 하면 급히 조정식의 FM대행진으로 넘어가서 조정식 님이 오답 불러줄 때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선물을) 드립니다"라고 할 때 목소리가 귀에 꽂힌다. 다음에 간단하게 날씨 듣고 간추린 모닝뉴스를 듣는다. 이 뉴스를 들으면 인터넷 기사를 안 봐도 회사에서 정치나 경제 이야기 하는데 어느정도는 흐름에 따라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쌍둥이 아빠인 범블리 김준범 경제부 팀장님이 나와서 뉴스를 전해주면 큐티오 팀장님보다 더 반갑다. 큐티오님은 조정식 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뉴스를 혼자 진행하신 적도 있어서 의연하게 혼자 진행하시는 기자님이 멋져 보였고 그 날 뉴스는 잘 안 들렸고 내가 과거에 전 날 신라면 먹고 아침에 지하철 탔을 적에 배 아파서 1호선 신길역 맨 끝으로 뛰어간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뉴스가 끝나고 광고가 나오면 바로 Moring Special로 돌아가면 노래가 끝물이고 한 15분 정도 영어 듣기 평가를 하고 회사에 도착할 때쯤이면 무모한 문장 말하고 지각이 다가올 때 Morning Special은 1부의 마지막 노래로 끝나게 되어 내 마음은 초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