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란 말도, 잘 견디란 말도.
조금만 더 힘내. 너라면 잘 견딜 수 있어.
서른 전엔, 누군가 힘들어하면 “조금만 더 힘내. 너라면 잘 견뎌낼 거야.”라는 말이 위로가 된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지칠 때면 끊임없이 나약해지지 말자. 힘내! 나라면 잘 견뎌낼 거야. 조금만 참자. 가 습관이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도 잘 견뎌내라 위로한 결과, 숨죽여 흐느끼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고 어느샌가 소리 내어 우는 법도 잊어버린 듯했다. 그렇게 참다 보니 쌓이고 쌓여 꺼이꺼이 울어버리는 한계까지왔었다. 그러고 나니 알게 되었다.
힘들고 지쳐 더 이상 무언가를 할 힘조차 남지 않은 상태인 누군가에게 힘내란 말이 얼마나 힘든 단어일지…. 본인조차 얼마나 아등바등하며 그 긴긴 외로움을 견뎌냈을지. 무엇보다 힘이 남았더라면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았을 거란 것도. 얼마나 잘 견디고 싶었을지 얼마나 애를 써왔을지. 그렇게 서른 살, 서른한 살 겪어보니알게 되었다. 그리고 난 더 이상 힘내란 말도, 잘 견디란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어설픈 나의 위로가 누군가에겐 무조건 힘내야만 하는, 견뎌내야만 할 거 같은 부담을 줄까 봐..
힘들어 죽겠는데!! 힘내라니.. 펭수도 그랬다.
“내가 힘들어죽겠는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그렇다. 힘이 날 리가 있나.
애초에 힘이 남아나질 않은 상태인걸.
그래서 더 이상 위로하지 않기로 했다. 힘내란 말도,
잘 견디란 말도.
대신 “그동안 힘들었지?”
그저 말 한마디, 그리고 들어주기로.
위로보단 그저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테니. 서른이 넘고 나니 알았다. 때론 지독하게 눈물 나게서러워도 혼자 견뎌내야 하는 사실도 같이.